CJ 엔터테인먼트 '도굴'은 하반기 개봉 가닥
코로나19 이후 누가 첫 테이프 끊나…대형 배급사 개봉 눈치싸움
코로나19 이후 주요 작품의 개봉 시기를 놓고 대형 배급 사간 눈치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어느 배급사가 어떤 작품으로 첫 테이프를 끊을 것인가가 영화계 최대 관심사다.

첫 작품 흥행 향배에 따라 극장가 정상화 가능성을 판단해볼 수 있어서다.

송지효 주연 '침입자', 조민수와 래퍼 치타(본명 김은영)가 호흡을 맞춘 '초미의 관심사' 등 중급 규모 한국 영화들은 이번 달 개봉을 확정했다.

그러나 대형 배급사들이 준비하는 총제작비 100억원대 규모 작품들은 아직 개봉일을 잡지 못했다.

7일 영화계에 따르면 CJ엔터테인먼트는 이제훈 주연 '도굴'을 하반기에 선보이기로 가닥을 잡았다.

시기는 미정이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당초 기대됐던) 6월은 최적의 개봉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해 하반기에 개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방역지침이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 방역)로 전환됐지만, 극장 좌석 간 띄어 앉기가 시행되는 등 개봉 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달 30일부터 5월 어린이날까지 엿새간 이어진 황금연휴 기간 관객이 예상보다 적게 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전체 관객은 49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540만명의 11분의 1에 불과했다.

영화계 관계자는 "극장이 들어선 쇼핑몰과 관광지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는데, 정작 극장에는 관객이 없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천재 도굴꾼이 전국 각지 전문가들과 함께 땅속에 숨은 유물을 파헤치는 내용의 범죄 오락 영화 '도굴'(박정배 감독)은 총제작비 100억원가량 든 작품으로, 250만명 이상이 들어야 손익분기점을 넘긴다.

CJ는 7월 초 황정민·이정재·박정민 주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8월 초 윤제균 감독 신작 '영웅'을 선보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누가 첫 테이프 끊나…대형 배급사 개봉 눈치싸움
롯데컬처웍스는 6월 초 영화 '차인표'와 6월 말 '얼론' 개봉을 저울질하고 있다.

'차인표'는 배우 차인표 특유의 개성과 이미지를 유쾌한 웃음으로 풀어낸 코미디물로, 신예 김동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얼론'은 유아인·박신혜 주연 재난 영화로, '살아있다'로 제목을 바꾸고 개봉할 것으로 알려졌다.

쇼박스는 곽도원 주연 '국제수사' 개봉을 고려 중이다.

경쟁작 '도굴'이 6월 신작 리스트에서 빠짐에 따라 개봉 여건이 한층 나아진 점이 고려됐다.

메가박스는 코로나 19 이후 첫 영화로 7월 초 '오케이! 마담'(이철하 감독)을 택했다.

꽈배기 맛집 사장 미영과 컴퓨터 수리 전문가 석환 부부가 생애 첫 가족 여행 중 벌어진 하이재킹에서 가족을 구하는 내용의 액션 코미디다.

엄정화가 '미쓰와이프'(2015)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작품이어서 관심을 끈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코미디, 액션도 있고 전 연령대가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여서 여름 개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메가박스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변성현 감독의 신작 '킹메이커'와 이준익 감독 '자산어보'는 하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뉴는 올여름 개봉하는 연상호 감독 신작 '반도'에 일찌감치 올인하는 분위기다.

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도 송중기·김태리 주연 '승리호' 여름 개봉을 확정하고, 론칭 예고편을 공개하는 등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이후 누가 첫 테이프 끊나…대형 배급사 개봉 눈치싸움
영화계 관계자는 "5월 하순부터 신작이 개봉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관람료 6천원 할인권 130만장이 풀리면서 6월에는 극장 상황이 한층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여름에는 할리우드 대작이 없는 만큼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끼리 경쟁하면서 침체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