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의 시대·도자기로 본 세계사

▲ 2030 카이스트 미래경고 =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 엮음.
세계적으로 엄청난 격동이 닥칠 앞으로 10년간 어떻게 하면 쇠락의 길로 빠지지 않고 지속해서 성장할 것인지 탐구한다.

산업 현장과 학계 전문가 50명이 기획·편집·집필에 참여했다.

1부에서는 오피니언 리더, 창업가, 거버넌스·산업 전문가 인터뷰를 토대로 '중국의 추격', '북핵 문제', '인구 감소', '산업구조 재편' 등 위기 요인이 어떻게 상호 연결되는지를 설명하고 시나리오별로 미래상을 그려본다.

미래 예측이 흔히 그러하듯 낙관과 비관의 시나리오가 모두 가능하다고 본다.

이어 2부에서는 디지털 전환 시대 흐름에 맞는 혁신·전환·합의 시스템의 개혁방안을 제시하고 3부에서는 한국의 특성을 고려한 제조업 고도화 전략과 신산업 창출 전략을 이야기한다.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의 사례에서 보듯 파괴적 혁신은 반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문제는 상대를 설득하고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결론 부분에 해당하는 4부에서는 '공동선·공동부'라는,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공통 가치를 토대로 사회가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들은 "산업 전략을 논의할 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산업 발전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는 재원을 얻는 데만 몰두했을 뿐 재원을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하지 않았다.

사익만을 추구하다 모두가 파국을 맞는 '공유지의 비극'이 일어나는 일이 없도록 모두를 위한 가치를 고민할 때다"라고 썼다.

김영사. 284쪽. 1만6천500원.
[신간] 2030 카이스트 미래경고

▲ 장벽의 시대 = 팀 마샬 지음, 이병철 옮김.
30년 이상 세계의 분쟁 지역을 누벼온 언론인이 여전히 세계 곳곳에 세워지는 물리적 장벽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이에 따른 사회적 현상을 탐구하고 국가와 도시, 사회와 공동체 내부의 심리적 장벽을 추적한다.

철의 장막이 걷히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으며 세계는 초연결의 시대를 맞고 있지만, 미국, 유럽, 중동 등 어느 나라, 지역 할 것 없이 과거보다 더 많은 장벽이 세워지고 있다.

인터넷을 통제하고 외부 세계와 소통을 차단하기 위한 중국의 방화벽은 만리장성만큼이나 공고하다.

미국과 유럽은 난민을 막기 위해 높은 장벽을 건설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등 고립의 길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미 선진국뿐만 아니라 인도도 방글라데시 불법 이주민을 막기 위해 국경에 4천㎞에 이르는 세계 최장의 장벽을 구축했다.

국가나 공동체 내부의 눈에 보이지 않는 벽도 사람을 나누고 가르고 가두는 장벽이다.

카스트 제도가 여전히 살아 있는 인도나, 세대, 계급, 수입, 민족, 종교에 따라 18억 인구가 분열된 중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빈부 격차와 차별이 만연해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분리 장벽이 있는 것은 물론이지만, 각자의 내부로 들어가더라도 그에 못지않은 분열을 발견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유대인들은 세속화와 신앙심의 정도에 따라 분리돼 다른 집단 간에는 결혼도 하지 않고 교육도 따로 받는다.

팔레스타인 역시 지역에 따라 통치 기구가 세속적인 파타와 근본주의적인 하마스로 나뉜다.

저자는 "당분간 장벽은 안전과 유익함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피할 수 없는 선택지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면서 "세계의 수많은 장벽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장벽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차이와 분리의 문제를 해결할 방책은 언제나 타협"이라고 결론 내린다.

바다출판사. 360쪽. 1만6천500원.
[신간] 2030 카이스트 미래경고

▲ 도자기로 본 세계사 = 황윤 지음.
'박물관 보는 법'을 펴냈던 저자가 이번에는 세계 어느 박물관에서도 가장 흔한 전시품 가운데 하나인 도자기를 통해 세계사를 읽어내는 법을 안내한다.

고대 중국에서 태어난 도자기는 중국을 중심으로 청자, 청화백자, 채색 자기 등으로 진화해 갔다.

새로운 도자기 양식이 등장할 때마다 제작 기술과 양산 체제가 발전했고 이는 소비층 확산과 전 세계를 향한 수출과 기술의 전파로 이어졌다.

청화백자는 원나라 때 실크로드를 통해 서아시아 지역으로 건너가고 명·청 시대에는 유럽, 인도, 동남아시아로 수출된다.

동양의 도자기에 매료돼 거대한 수입시장이 된 서양은 18세기부터는 자체 생산을 시작해 19세기에는 전 세계 도자기 시장의 지배자가 된다.

몽골족의 활발한 정복 활동은 청화백자를 서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 전파하는 계기가 됐고 그 결과 16세기 서아시아에는 '이즈니크'라는 독자 양식의 도자기가 등장한다.

이와 반대로 서아시아의 코발트가 중국의 백자와 결합해 청화백자가 탄생한 데서 보듯 도자기에는 어느 한 방향으로 고정되지 않은 문명권 교류의 역사가 담겨 있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독자적으로 청자를 만들기 시작했고 고려 시대의 상감청자나 조선 시대의 백자와 같은 독특한 양식을 발전시켰으며 임진왜란 이후 조선의 도공이 일본으로 건너가 새로운 도자기 문화를 꽃피운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저자는 17세기 이후 세계적인 도자기 수출 열풍 속에서 우리나라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면서도 질적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소박함과 담백함이 담겨 있는 17~18세기 달항아리와 같은 제품을 재해석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살림. 216쪽. 1만4천원.
[신간] 2030 카이스트 미래경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