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부른다] 행복한 '산소충전소' 평창자연휴양림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태기산 자락, 해발고도 780m 고원에 자리 잡은 평창자연휴양림은 맑고 상쾌한 솔바람이 사계절 불어오는 곳이다.

울창한 수목과 야생화가 어우러진 깨끗한 자연을 벗 삼아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산림 휴양지다.

행복한 '산소충전소'를 자처한다.

평창은 강원도 남부 지역으로, 산악 지대다.

전체 면적의 약 65%가 해발 700m 이상인 고원이다.

해발 700m 지점은 고기압과 저기압이 만나는 곳인데, 사람과 동·식물이 기압의 영향을 받지 않고 가장 이상적으로 생장할 수 있다고 한다.

해발 780m 고원인 평창휴양림이 산소 충전을 내세우는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평창 지역 주민들은 서울에서 소주 1병을 마시는 사람이라면 해발 고도 700∼800m인 이 일대에서는 소주 2∼3병을 마셔도 그리 쉽게 취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스갯소리일 수 있겠으나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숲이 부른다] 행복한 '산소충전소' 평창자연휴양림
대기 질 조사에 따르면 서울은 산소 농도가 18% 정도지만 이 지역 산소 농도는 20∼22%다.

서울은 아황산가스 등 유해 기체가 많은 데다 강원도보다 숲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해발 700m 고원지대에서는 인체에 가장 적합한 기압 상태가 조성돼 사람이 최상의 생체 리듬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고도에서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증가해 5∼6시간만 자도 충분히 잠을 잔 효과가 있으며, 노화를 지연 시켜 건강한 삶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 충분한 혈류 공급으로 젖산과 노폐물을 제거하고, 피로를 빠르게 해소하기도 한다.

평창 일대에서는 산성비가 거의 없는 데다 이슬이 맑고 공기가 신선해 양질의 무공해 농축산물이 생산되는 것도 지역민들에게 복이라 할 만하다.

평창휴양림 인근에는 오대산국립공원, 효석 문학의 숲, 휘닉스파크, 흥정계곡, 판관대 등이 가볼 만하다.

휴양림에서 자동차로 10여분이면 갈 수 있는 흥정계곡에는 팔석정(八石亭)이라는 명승지가 있다.

팔석정은 정자로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는 8개의 바위를 의미한다.

조선 전기 문인이자 4대 서예가 중 한 명인 양사언(1517∼1584)이 계곡의 경치에 반해 여덟 개의 바위에 이름을 붙였다 하여 팔석정으로 불리게 됐다.

[숲이 부른다] 행복한 '산소충전소' 평창자연휴양림
흥정계곡은 물이 깊지 않으면서도 폭이 제법 크며, 물길을 따라 양쪽으로 늘어서 있는 바위와 소나무가 운치를 자아낸다.

입춘에 찾은 흥정계곡은 얼음 밑으로 맑은 물이 청아한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었다.

곳곳에서 '쩍' '우지직' 하는 얼음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흥정계곡은 한여름에도 기온이 15도를 넘지 않아 큰 인기를 끄는 피서지다.

냉수성 어류인 송어, 산천어 등 다양한 민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다.

이 계곡을 찾는 관광객들이 연간 5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판관대는 신사임당이 율곡 이이를 잉태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숲이 부른다] 행복한 '산소충전소' 평창자연휴양림
평창휴양림은 구역 면적이 54만㎡로, 2012년에 개장했다.

평창군 산림조합이 군의 위탁을 받아 관리하는 공립 휴양림이다.

숙박동인 숲속 체험관이 있고 대강당, 세미나실, 방송 장비를 갖춘 산림문화휴양관을 운영한다.

숲속 체험관에는 4∼6인이 숙박할 수 있는 객실이 12개 있다.

객실은 방과 거실이 구분돼 있다.

휴양림 안에는 등산로와 다목적 운동장이 있어 운동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해발 1천261m인 태기산 정상까지 갈 수 있는 등산로가 3개 조성돼 있다.

태기산 정상과 풍력발전단지까지 거리는 왕복 약 5.5㎞로, 갔다가 오는 데 3시간 정도 걸린다.

산소욕장, 산책로, 어린이 놀이 시설, 치유숲길 등이 있다.

산소욕장은 침엽수와 활엽수가 적절히 섞여 있는 천연림이다.

숲은 큰 나무가 울창하면서도 키 작은 잡목이 적어 걷기 좋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0년 3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