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 부자가 쓴 '잠자는 미녀들' 국내 출간

모든 여성이 깊이 잠들어 깨어나지 못하는 세상은 어떤 것일까?
미스터리와 스릴러의 제왕으로 불리는 스티븐 킹의 '잠자는 미녀들'은 이런 상상을 바탕으로 쓴 디스토피아 장편소설이다.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는 아들 오언과 함께 쓰고 펴낸 첫 공저이기도 하다.

공포를 극대화하는 데 천재적 재능을 지닌 스티븐과 구성과 캐릭터의 마술사로 불리는 아들의 컬래버레이션이 빛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간적 배경은 미국 동부 애팔래치아 산맥 기슭의 작은 소도시 둘링.
여성들이 잠이 들면 얼굴에 고치 같은 물질이 뒤덮인 채 깨어나지 못하는 괴이한 현상이 퍼져나간다.

'오로라병'으로 명명된 이 팬더믹은 이곳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미국 전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똑같은 괴질이 갑자기 돌고 있다는 뉴스가 들어온다.

이들을 깨울 수도 없다.

고치 같은 하얀 물질을 제거하려고 하면 여성들이 괴물처럼 공격적으로 변해 주위 사람들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각종 강력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지구촌 전체가 공포에 물든다.

여성이 모두 잠든다면?…미스터리 거장의 발칙한 상상력
유행성 감염병은 패닉을 몰고 온다.

잠에 빠진 아내와 딸, 어머니 등을 들쳐 안고 달려온 사람들로 병원들도 비상과 혼란에 빠진다.

아직 잠들지 않은 여성들을 구하려고 사람들은 약국과 대형마트를 습격하는 등 모든 도시는 아수라장이 된다.

얼굴을 덮은 물질이 오로라병 감염원이라는 '가짜 뉴스'로 인해 급기야 사람들은 잠이 든 여성들을 모아 불에 태우는 잔인한 이도 서슴지 않는다.

중세에 있었던 '마녀사냥'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원치 않는 잠에 깊이 빠진 여자들은 구원받을 수 있을까?
이런 모습들을 통해 킹 부자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특히 극한 상황이 오면 인간은 평소엔 숨겨뒀던 이기적이고 비이성적인 본성을 따른다는 진실을 냉정하게 알려준다.

이는 공상과학소설(SF)과 미스터리 장르에서 빛을 발하는 독특한 매력이다.

황금가지에서 출간했고 모두 2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