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물리학자·개념, 용어, 이론을 쉽게 정리한 기초 화학 사전

▲ 살갗 아래 = 토머스 린치 등 15명 지음, 김소정 옮김.
영국의 작가 15명이 각자 피부, 눈, 코, 폐, 심장, 갑상샘 등 우리 몸을 구성하는 부분에 관해 쓴 에세이를 모았다.

흔히 몸을 주제로 한 문학 작품에서 보게 되는 찬양이나 비탄과 같은 감정적 발산보다는 자신과 자신의 주변에 얽힌 몸에 관한 이야기, 각 장기가 맡은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그로써 인생에 관해 다시 한번 뒤돌아보는 이야기다.

작가들이 가장 많이 노래했음 직한 장기인 심장이 빠지고 맹장이나 담낭, 창자, 갑상샘 같은 기관이 다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로 부모를 잃은 잠비아 출신 작가 카요 칭고니이는 피에 관해 언제나 당혹스럽고 수치스러운 느낌이 들었지만 대학 보건실에서 받은 HIV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서야 비로소 그것이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아님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나이지리아 출신 키분두 오누조는 갑상샘 이상으로 심장이 너무 빨리 뛰게 된 이모부 사례를 말머리 삼아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상태가 되도록 애쓰는 나비넥타이 모양의 용광로'인 갑상샘의 놀라운 기능에 대해 찬탄을 쏟아낸다.

소설가 겸 시인 패트릭 맥기네스는 귀야말로 가장 통제하기 어려운 기관으로 언제나 열려 있으며 쉬지 않고 활동한다면서 "심지어 들을 것이 전혀 없을 때조차 귀는 맥박이 뛰는 소리나 머릿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피의 소리를 듣는다"고 썼다.

아날로그. 256쪽. 1만4천원.
[신간] 살갗 아래·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 윤성철 지음.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인 저자가 교양과목 '인간과 우주'에서 진행한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빅뱅'은 왜 일어났는가', '아주 먼 미래의 우주는 어떤 모습이었는가', '이 우주 안에서 우리는 어디에 있으며 우리의 존재는 무엇을 의미할까'와 같은 근본적 질문의 해답을 안내한다.

저자는 별을 구성하는 물질과 인간을 구성하는 물질이 같다는 사실을 여러 과학적 근거와 이론들을 통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별 내부에서 합성되는 물질은 별의 탄생과 죽음이라는 순환 과정을 통해 우주로 퍼져나가 별과 별 사이를 떠도는 생명의 씨앗이 되며 이는 다시 새로운 별로 탄생하거나 지구에 떨어져 우리 인간과 같은 생명체가 된다.

또한 우리 몸을 이루는 원소 중 하나인 수소는 빅뱅을 통해 우주에 존재하게 된 물질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우리 몸은 빅뱅의 순간을 기억하는 우주 그 자체인 동시에 별에서 온 먼지"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21세기북스. 272쪽. 1만7천원.
[신간] 살갗 아래·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 미술관에 간 물리학자 = 서민아 지음.
물리학 박사이자 한국과학기술원(KIST) 책임연구원 겸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인 저자가 명화에 담긴 물리학의 핵심 개념과 원리를 풀이한다.

책에 따르면 미술에서 빛을 탐구하는 작업은 호이겐스가 빛이 '파동'이라고 주장함으로써 빛에 관한 물리학적 논쟁을 점화한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시작됐다.

렘브란트와 베르메르는 그림에서 조명에 불과하던 빛을 그림 안으로 끌어안았다.

이어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반 미술계에 등장한 신인상주의, 입체주의, 야수파, 초현실주의, 옵아트 등 다양한 사조는 빛의 정체를 분석하고 이를 뒷받침할 새로운 이론이 끊임없이 등장해 증명과 반박을 거듭하며 이뤄진 현대 물리학의 발전과 맥을 같이한다.

쇠라의 작품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가득 채운 작은 점들은 물리학을 바탕으로 치밀히 계산한 결과다.

점묘법을 개발한 쇠라는 "누군가는 내 그림에서 시를 보았다고 하지만 나는 오직 과학만 보았다"고 말했다.

저자는 "미술과 문학, 음악 등 예술은 사실 과학과 매우 긴밀히 연결돼 있으며 특히 미술은 물리학 및 광학의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면서 "르네상스 시대 예술가들의 뮤즈가 인문학이었다면 그 이후 예술가들의 뮤즈는 물리학이었다"고 주장한다.

어바웃 어 북. 414쪽. 1만8천원.
[신간] 살갗 아래·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 개념, 용어, 이론을 쉽게 정리한 기초 화학 사전 = 다케다 준이치로 지음, 조민정 옮김.
'과학 사전' 시리즈의 다섯 번째로 기초 화학, 이론 화학, 무기 화학, 유기 화학, 고분자 화학 5개 분야에 걸쳐 16개 핵심 개념들을 기초부터 찬찬히 설명한다.

드라이아이스, 스쿠버 다이빙, 인공 투석 등 실생활 속에 스며든 화학의 원리, 우리 주변의 금속과 비금속 원소들, 식품이나 생활용품에 쓰이는 수많은 유기 화합물의 특성 등을 실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저자는 20여년간 화학을 가르치며 체득한 노하우를 살려 학생들이 어려워할 만한 개념을 기초부터 다지는 데 역점을 두고 책을 썼다고 한다.

그린북. 392쪽. 1만8천원.
[신간] 살갗 아래·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