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인문학 접목한 신간 '음식문화와 문화동력'
"현대시에 나오는 국밥은 어울림과 유대의 음식"
"오오, 국밥이여/ 국밥에 섞여 있는 뜨거운 희망이여/ 국밥 속에 뒤엉켜 춤을 추는/ 인간의 옛 추억과 희망이여"
시인 김준태는 '국밥과 희망'에서 국밥을 읊으며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는 마지막 부분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이끌어 올리는 국밥이여 희망이여"라며 다시 한번 국밥과 희망을 연결 지었다.

배옥주 부경대 박사는 국학전문출판사 민속원이 펴낸 신간 '음식문화와 문화동력'에서 현대시 9편을 분석해 국밥이 어울림과 공동체적 유대감, 기다림과 위로를 자아내는 음식이라고 설명한다.

국에 밥을 말아서 만드는 국밥은 서민적인 음식이다.

배 박사는 "국밥은 진한 국물을 만들기 위해 각종 재료를 장시간 우려내는 기다림의 가치와 함께 모여 서로 어우러지는 어울림의 정서를 추구한다"고 논한다.

그는 박난민의 시 '국밥'에서 "무거운 가방 내려놓고/ 얼큰한 국밥 한 그릇 마주하면// 왁자지껄한 장터/ 잠시 잊고/ 풍성한 마음이 된다"는 구절을 인용하고 국밥 한 그릇이 상처를 달래주는 진한 위로가 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국밥에서 발견되는 서사에는 문학적 상상력이 내재한 국물의 정서가 흥건하게 배어 있다"며 "국밥은 애환과 비애의 정서를 미학적으로 승화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주장한다.

연구단체 문화동력이 음식과 인문학 접목을 시도하며 기획한 책에는 음식을 학술적으로 다룬 글 16편이 실렸다.

연구자들은 영화 '완득이', 권여선 소설집 '안녕 주정뱅이', 김채원 소설 '겨울의 환', 방송 프로그램 '한끼줍쇼', 연극 '방문'과 '가지' 등에서 음식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주목했다.

또 부산 지역 음식문화 특징을 정리하기도 했다.

강명관 부산대 교수는 판소리계 소설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음식 이름이 식욕을 대리만족하게 해주는 판타지라고 주장했다.

유춘동 선문대 교수는 연세대 국학자료실이 소장한 조선시대 한글 요리책 '음식방문'(飮食方文)을 소개했다.

408쪽. 3만5천원.
"현대시에 나오는 국밥은 어울림과 유대의 음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