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 민주주의와 포퓰리즘·동명왕편

▲ 정신병원을 폐쇄한 사람 = 존 풋 지음. 권루시안 옮김.
이탈리아에서 정신병원 폐쇄 법률, 이른바 '바살리아법' 제정을 이끈 의사 프랑스 바살리아(1924∼1980)의 삶을 영국 현대사학자가 정리했다.

바살리아는 1960년대 초반 슬로베니아 국경과 맞닿은 이탈리아 동부 고리치아 정신병원에서 근무했다.

그는 당시 "고리치아는 이탈리아의 다른 모든 정신질환자 보호소와 마찬가지로 집단수용소였다"며 "공공시설은 관리되는 동시에 부정되고, 치료 행위는 거부되는 동시에 실행된다"고 밝혔다.

어둡고 불길하며 행동이 통제된 정신병원 환경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바살리아는 개혁에 나섰고, 인근 트리에스테로 옮겨 정신병원 폐쇄를 현실화했다.

1978년에 만들어진 바살리아법은 "어떤 경우에도 새 정신병원의 건설은 금지되며, 기존 정신병원 역시 종합병원이나 정신과, 신경과, 신경정신과의 특별 정신의학 병동으로 사용하는 것이 금지된다"고 명시했다.

저자는 바실리아 공적을 "푸코가 묘사한 '강제수용'은 1970년대에 '해방'에 자리를 내주었다.

오늘날 이탈리아에는 정신병원 원장인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문구로 요약했다.

문학동네. 640쪽. 2만5천원.
[신간] 정신병원을 폐쇄한 사람·루소 강의
▲ 루소 강의 = 루이 알튀세르 지음. 황재민 옮김.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루이 알튀세르가 1972년 프랑스 파리 고등사범학교에서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 대해 한 강의를 단행본으로 엮었다.

루소는 1755년에 발표한 저서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불평등이 재산을 개인적으로 소유하는 사유(私有)에서 비롯했다고 주장했다.

알튀세르는 사회와 기원 발생에 관해 설명하면서 "루소에게는 가능한 것 전체가 언제나 심연에 매달린 것처럼 나타나고, 모든 계약은 그것의 고유한 죽음에 의해 침식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역자 황재민 씨는 후기에서 "알튀세르가 루소 강의에서 줄곧 강조하는 것은 역사 개념의 독창성"이라며 우연성과 필연성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린비. 208쪽. 2만원.
[신간] 정신병원을 폐쇄한 사람·루소 강의
▲ 불평등 민주주의와 포퓰리즘 = 강명세 지음.
민주주의 사회에서 불평등이 심화하고,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세를 확장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인 저자는 정치 엘리트들이 대중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시장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또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투표율이 낮다는 사실도 거론한다.

포퓰리즘 세력에 대해서는 경제적 상실감을 이용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기성 정치 공간을 파고든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전통적으로 노동자 계급이 지지한 진보 정당이 현대에 이르러 전문직을 비롯한 중간계급 요구를 받아들인 것도 포퓰리즘 입지 확대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바오. 352쪽. 2만원.
[신간] 정신병원을 폐쇄한 사람·루소 강의
▲ 동명왕편 = 이규보 지음. 조현설 옮김.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1168∼1241)가 고구려 시조 동명왕 신화를 소재로 쓴 장편 서사시를 조현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번역하고 설명을 덧붙였다.

조 교수는 "동명왕편은 관직을 얻는 구관(求官)에서 비롯된 작품이지만, 가장 이른 시기에 창작된 본격적 서사시라는 점에서 문학사에 일획을 그었다"고 평가했다.

아카넷. 212쪽. 1만6천원.
[신간] 정신병원을 폐쇄한 사람·루소 강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