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에서만 11건 발생, 10.11㏊ 잿더미…담수지 얼어 진화 어려워
겨울 강수량 영서 11.7㎜, 영동 7.5㎜ '찔끔'…"산불 예방 중요"
눈 없는 겨울 '산불 위험 고조'…벌써 축구장 14개 '활활'
강원지역에 '눈 없는 겨울'이 이어지면서 봄철에 주로 발생하던 산불이 겨울철에도 잦아지고 있다.

겨울은 봄과 달리 헬기에 물을 담을 담수지가 강추위에 얼어붙은 탓에 산불 진화가 어려워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4일 오후 강원 춘천시 신북읍 발산리에서 산불이 나 축구장 면적(0.714㏊) 10배에 가까운 임야 등 7㏊를 태우고 하루 만에 진화됐다.

산림당국은 소방, 군과 함께 헬기 9대와 진화인력 510여 명을 투입해 5일 오후 5시 30분께 잔불 진화까지 마쳤으나 6일 오전 0시 10분께 불씨가 되살아나 약 10시간 만에 진화했다.

산불 현장이 벌채지인 탓에 쌓아놓은 임목에 불이 붙으면서 진화인력이 직접 나무를 헤집으며 진화해야 했다.

특히 이번 진화에는 속초·고성·양양지역 산불 전문진화대원 30명이 투입되기도 했다.

4일 오후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에서도 산불이나 시초류 0.04㏊가 탔고, 3일에는 춘천 서면 오월리에서 입산자 실화로 추정되는 산불이나 국유림 0.7㏊가 잿더미가 됐다.

또 새해 첫날 강릉시 성산면 위촌리에서는 쓰레기소각으로 인한 불씨가 산불로 번져 산림 0.02㏊가 타기도 했다.

눈 없는 겨울 '산불 위험 고조'…벌써 축구장 14개 '활활'
산림청 산불통계 등을 보면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강원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모두 11건이다.

원인은 쓰레기소각, 주택화재, 담뱃불 등 대부분이 인재(人災)였다.

피해면적은 10.11㏊로 축구장 면적 14배에 달한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5일까지 강수량은 영서 11.7㎜, 영동 7.5㎜에 그쳤다.

같은 기간 최근 30년 평균 강수량이 영서 26.4㎜, 영동 43.4㎜인 점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양이다.

춘천(영서)과 강릉(영동)에서 측정한 이번 겨울 적설량도 영서만 0.3㎝를 기록했을 뿐 영동은 제로(0)였다.

겨울철 산불은 다른 계절에 발생하는 산불과 달리 헬기에 물을 담을 담수지가 추위로 얼어붙는 일이 잦다.

춘천처럼 강이 있는 지역은 담수에 큰 어려움이 없으나 저수지에 의존하는 지역은 진화대원들이 망치로 얼음을 깨야 헬기에 물을 담을 수 있다.

진화인력이 직접 진화에 나설 때도 헬기가 뿌리는 물이 옷에서 그대로 얼어붙는 등 강추위로 인한 피로 누적도 다른 계절보다 심하다.

이에 도는 결빙이 잦은 담수지 16곳에 결빙방지 장치를 올겨울 처음으로 설치했다.

도 산불방지대책본부 관계자는 "산불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며 "올해는 쓰레기나 영농부산물 소각으로 인한 산불을 막고, 미세먼지도 줄이자는 차원에서 파쇄기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눈 없는 겨울 '산불 위험 고조'…벌써 축구장 14개 '활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