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0년만 첫 팬미팅…"이 많은 사람, 날 보러 온 게 맞나?"
양준일 "한국 살고싶다…책·음반 준비중"(종합)
세대를 초월한 인기로 신드롬을 일으키는 가수 양준일(50)이 귀국 소감과 함께 향후 활동 계획을 밝혔다.

양준일은 31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팬미팅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으로 떠날 때 다시는 대한민국에 돌아오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면서 "연예계 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이곳에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안 좋은 일도 겪었지만 자신의 곁을 따뜻하게 지켜준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며 "항상 한국에 돌아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앞으로 한국에서의 활동 계획에 대해서도 입을 뗐다.

그는 "현재 책을 집필하는 중"이라며 "많은 분이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신다.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남기면 좋을 것 같아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양준일 "한국 살고싶다…책·음반 준비중"(종합)
본업인 음악 활동 역시 계획 중이다.

양준일은 "과거 냈던 앨범을 재편곡하고 녹음해 이를 실물 앨범으로 발매하려 한다"면서 "현재 중고시장에서 예전 앨범들이 고가에 거래되는 것을 보고 팬들이 이걸 갖고 싶어하는구나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노래들을 충분히 표현한 다음에 새로운 노래를 내놓고 싶다"며 "지금은 새로운 가사를 쓰고 싶지 않고, 예전에 만든 음악을 무대에서 다시 보여주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자신에게 쏟아지는 폭발적인 관심이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고 했다.

양준일은 "슈가맨이 방영됐을 때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시청자 반응을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지금도 (높은 인기에) 적응 중인데, 적응했다 싶다가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나를 보러 왔다는 사실에 또 충격을 받는다"며 웃었다.

슈가맨 방영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평소처럼 일터인 식당에서 서빙하던 중 "한국에서 지금 난리가 났는데 거기서 서빙을 하고 있으면 어떡하냐"는 전화를 받은 일화도 소개했다.

양준일 "한국 살고싶다…책·음반 준비중"(종합)
최근 유튜브에서 수십 년 전 음악방송을 스트리밍해주는 '온라인 탑골공원'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이후 JTBC 예능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 3' 출연하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린다.

많은 이가 그의 인기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하지만, 양준일은 이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내놨다.

그는 "왜 인기를 얻고 있는지를 내가 감히 파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자들을 향해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다.

날 왜 보러 온 것이냐"고 질문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과거 가수로 활동한 당시 내가 시대를 앞서갔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그때 한국 가요계와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은 했다"고 고백했다.

오랫동안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고마움도 전했다.

양준일은 간혹 자신을 잊고 산 팬들이 미안해하는데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여러분들의 따뜻한 환영이 나를 너무나 행복하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나는 팬들에게 미안함보다 고마움이 크다"며 "팬들을 향한 내 고마운 마음이 변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양준일은 이날 오후 4시와 8시에 같은 장소에서 데뷔 30년 만의 첫 팬미팅을 연다.

양준일 "한국 살고싶다…책·음반 준비중"(종합)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를 기록해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지만, 팬미팅 장소인 대양홀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팬이 몰렸다.

강원도 춘천에서 출발해 오전 9시께 이곳에 도착했다는 직장인 이모(33) 씨는 "어젯밤 잠을 설쳐 새벽 3시쯤 잠이 들었다"며 설렘이 묻어난 얼굴로 말했다.

그는 "최근 양준일 팬이 돼 매일 밤 그의 유튜브를 보며 밤을 새웠다"며 "드디어 직접 그를 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준일이 데뷔한 1991년부터 팬이었다는 백모(48) 씨는 "취직해 받은 첫 월급으로 준일 오빠 앨범을 살 만큼 열성 팬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어느 날 준일 오빠가 홀연히 가요계를 떠났고 나 역시 결혼해 아이를 낳고 사느라 그를 잊고 살았다"며 "슈가맨에 나온 그를 보고 남편과 함께 울었다.

너무나 감격스러운 팬미팅에 오기 위해 여수에서 오전 5시에 출발해 서울로 왔다"고 말했다.

오후 2시께 대양홀 앞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수백명 팬이 양준일이 과거 착용해 화제가 된 주황색 머플러를 두른 채 응원 손팻말을 들고 입장을 기다렸다.

양준일 팬미팅 '양준일의 선물' 입장권은 1회차 1천800석, 2회차 3천600석이 지난 20일 예매 시작과 동시에 모두 팔렸다.

양준일 "한국 살고싶다…책·음반 준비중"(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