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트 어만 '기독교는 어떻게 역사의 승자가 되었나'
논쟁적 성서학자가 추적한 '기독교 성장'의 비밀
신도가 20명에 불과했던 유대교 종파 기독교가 어떻게 400년 만에 3천만명의 신도를 거느린 거대 종교가 됐을까.

기독교는 중세와 근현대를 지나며 20억명이 따르는 인류 역사상 최대 종교가 됐다.

이런 성공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논쟁적 성서학자로 꼽히는 바트 어만(Bart D. Ehrman)은 신간 '기독교는 어떻게 역사의 승자가 되었나'를 통해 독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기독교도인지 여부를 떠나 도발적이면서도 호기심 가득한 주제다.

저자는 관련 사료와 논증을 통해 기독교가 성장한 배경을 짚어 나간다.

초기 신도들이 겪은 이적, 바울 등 선교자들의 포교 방식, 이교 종교보다 엄격했던 윤리, 피지배자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보호,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기독교 신앙 공인, 기독교의 배타성 등이 논증의 소재다.

하지만 기독교의 확장이 '신의 섭리'였다는 익숙한 주장은 되풀이하지 않는다.

신의 인도에 따라 기독교가 성장했다면 왜 세상은 아직 기독교 일색이 되지 않았을까.

그는 역사 속에서 기독교가 다른 종교를 물리치고 다수를 점하게 된 상황을 승리로 보는 관점을 취하지 않는다.

대신 역사학자로서 중립을 지키며 기독교의 승리가 다른 종교의 상실에서 온 것임을 드러낸다.

비록 기독교가 폭넓게 세를 넓혀왔지만, 인류가 잃은 것에도 주목한다.

그것은 바로 다양성의 상실이다.

기독교의 승리와 맞바꾼 것은 다신주의 세계에서 인류가 가진 자산 중 하나였던 '다름에 대한 관용'이었을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말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종교학과 교수인 바트 어만은 기독교 역사와 문헌, 전통에 뛰어난 해설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저작은 그간 찬반론자들 사이에서 논쟁을 불러왔다.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성경 왜곡의 역사', '예수는 어떻게 신이 되었나' 등 3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이번 책의 한국어판 번역은 전문 번역사인 허형은 씨가 맡았다.

그는 '모르타라 납치사건', '미친 사랑의 서', '생추어리 농장' 등을 옮긴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