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러 코웬의 기업을 위한 변론

▲ 조지 길더 구글의 종말 = 조지 길더 지음, 이경식 옮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시대를 평정한 것처럼 보이는 구글이 본질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충격적 예언을 내놓는다.

앞서 내놓은 책 '텔레비전 이후의 삶'에서 TV시대의 종말과 네트워크 컴퓨터의 출현을 예언한 저자는 "중앙화된 인터넷은 결국 블록체인으로 대표되는 탈중앙화 인터넷에 의해 대체될 것이며 앞으로 검색의 제왕 구글의 시대도 끝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추면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온다'라거나 '느린 것보다 빠른 것이 낫다', 인터넷상에서는 민주주의가 통한다' 등의 철학 아래 '모든 걸 종합하고 광고하는' 구글 체계는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적 한계를 내재한다.

보안의 취약성, 사람들의 관심으로 광고를 진행하는 비즈니스 모델, 무료를 향한 집착, 고객 데이터의 종적 관계, 인공지능을 위한 빅데이터 수집 등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구글은 앞으로 살아남을 수 없으며 그 세계는 '크립토코즘'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이는 암호라는 뜻의 'crypto'와 우주라는 뜻의 'cosm'을 합성한 말로 암호화를 통해 분권화한 세상을 뜻한다.

크립토코즘의 원칙은 '보안 우선주의', '중앙집중화는 안전하지 않다', '공짜는 없다', '개인키는 개인이 보관한다' 등이다.

크립토코즘의 시대에 우리의 정보는 정부기관이나 기업의 지배에서 벗어나 개인에게 속하게 된다.

이러면 계층구조에 의한 권력 집중을 막을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자신의 정보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게 되고 그 비용 역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게 되며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블록체인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청림출판. 504쪽. 2만원.
[신간] 조지 길더 구글의 종말·노키아의 변신
▲ 노키아의 변신 = 리스토 실라스마 지음, 김홍옥 옮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일개 휴대폰 제조업체에서 세계 텔레콤 인프라업계의 3대 기업으로 재탄생하기까지 노키아의 역정을 노키아 이사회 회장이 직접 들려준다.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의 선도자였던 노키아는 2007년 애플 아이폰 출시 이후 기울기 시작해 2012년 기업 가치의 90%를 잃어버렸다.

저자는 소프트웨어 공급자로서 처음 노키아와 관계를 맺었다가 결국 이 회사의 이사가 돼 이사회와 경영진이 어떻게 당시 상황을 진단하고 거기에 대처했는지를 목격했다.

책에는 이 과정과 당시 노키아가 항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했는지를 서술한다.

이어 회장이 된 후 노키아지멘스네트워크(NSN) 매입, 휴대폰 사업부문 매각, 알카텔-루슨트 인수 등 초대형 거래들을 연거푸 성공시킴으로써 빈사 상태의 노키아를 되살리고 세계 디지털 통신 인프라시장의 선두주자로서 우뚝 서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한다.

모두가 궁금해하는 질문, 즉 '노키아가 어떻게 해서 몰락의 길에 들어설 수밖에 없었느냐는 질문에 저자는 "노키아는 스스로 거둔 성공의 제물로 전락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에코리브르. 470쪽. 2만3천원.
[신간] 조지 길더 구글의 종말·노키아의 변신
▲ 타일러 코웬의 기업을 위한 변론 = 타일러 코웬 지음, 문직섭 옮김.
세계 어디서나 대중의 불신을 받는 기업들을 위해 '기업과 자본주의의 파수꾼'을 자처하는 저자가 기업 불신의 이유로 꼽는 논리들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저자가 경제학적 통찰과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일반인들의 관점을 바로잡고자 한 사항에는 대기업의 독점,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보상, 기술 기업의 도덕성, 정경유착 등이 포함돼 있다.

독점과 관련해 저자는 독점 현상이 과거보다 약간 높아진 점은 우려가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과장돼 있다고 지적한다.

월마트, 구글처럼 독점 기업의 대표로 여겨지는 기업은 가격을 낮춤으로써 수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 그곳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대체재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CEO의 연봉에 대해서는 경제학자 그자비에 가베이와 오귀스탱 랜디어의 연구를 토대로 기업의 시장 가치 및 성장에 비례해 연봉이 자연스럽게 조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의 도덕성에 관해 저자는 기업에서 저지르는 사기행위가 많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인간 본성에 자리 잡은 상당히 보편적인 결함을 반영한 것이지 기업 자체가 지닌 본질적 결함 때문이 아니라고 항변한다.

저자는 "기업에 대한 회의론은 기업을 개선하기도 하므로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동시에 우리는 기업 전반에 대해 적대감을 덜 품고 소비자나 근로자 또는 어쩌면 기업가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향상하는 기업인의 역할에 대해 더 고마워해야 한다.

기업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 대부분은 사실에 대한 오해나 때로는 잘못된 판단 기준의 적용에서 비롯된다"고 썼다.

한국경제신문. 372쪽. 1만7천원.
[신간] 조지 길더 구글의 종말·노키아의 변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