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성공 공식' 벗어난 밀레니얼 개척자들
50~60대 기성세대의 젊은 시절 목표는 성공이었다. 적자생존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최대한 많은 부를 쌓고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런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요즘 젊은 사람들의 행동은 쉽게 이해할 수 없다. 조직을 위해 일하는 데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하기도 하고, 회사에 다니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선다. 조직에서 화려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자신만의 삶을 가꾸는 ‘라이프 디자이너’의 모습이다.

<밀레니얼의 반격>은 기성세대가 만든 사회 시스템과 성공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밀레니얼 개척자’의 모습을 담고 있다.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이 썼다.

저자가 정의한 ‘밀레니얼 개척자’는 특정 세대를 일컫는 게 아니다. 이들은 나의 성장을 위해 일하고, 취향과 가치를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서울·강남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지방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들도 있다.

밀레니얼 개척자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는 ‘다중 정체성’이다. 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을 쓴 장류진 작가는 정보기술(IT) 기업에서 7년간 근무했다. LG그룹 광고대행사에서 10여 년간 기획자로 일해온 구선아 작가는 독립서점의 매력에 빠져 <여행자의 동네서점>을 출간했다. 연희동에서 ‘책방연희’란 서점도 운영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자신만의 정체성과 세계를 만들어가는 ‘다원주의 사회’가 시작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또 “경제가 급성장하던 시기에는 획일주의와 권위주의가 팽배했다”며 “이젠 다양한 개인이 다양한 영역의 경계에 의도적으로 자리하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기성세대들이 이런 흐름에 많이 혼란스러워 한다고 지적한다. 이들도 이제 100세 시대에 접어들며, 은퇴하더라도 뭔가를 새롭게 배우고 제2의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살아온 방식대로 계속 살기엔 불안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니 두렵다. 저자는 강조한다. “늦기 전에 밀레니얼 개척자들의 변화를 이해하고 동참해야 한다. 그것이 밀레니얼 시대의 진정한 생존법이다. ”(전정환 지음, 더퀘스트, 396쪽, 1만7000원)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