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시대를 읽는 신간 '2020 트렌드 모니터'

바야흐로 Z세대가 사회 흐름을 주도하는 시대다.

Z세대는 1995년에서 2003년까지 태어난 세대를 뜻한다.

이들 청년 세대 취향은 미래를 전망하는 강력한 단서가 된다.

시대는 세대를 낳고, 세대는 시대를 낳는다.

일상에서 Z세대는 스마트폰(모바일)과 SNS를 적극 활용한다.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로 불리는 이들이 국가 간 경계를 넘나드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게 된 것도 이 같은 인터넷 환경과 관련이 있다.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타인과 항상 연결돼 있다고 믿는 Z세대는 역설적이게도 '사회적 욕구'에 대한 결핍을 심하게 느낀다.

이 결핍의 크기만큼 외로움도 크다.

새롭게 떠오른 이들 세대를 이해하는 것은 현재의 변화를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중요한 정보원이자 단서가 된다.

Z세대의 세상 읽기…"'외로움'에 주목하라"
신간 '2020 트렌드 모니터'는 시대의 새로운 주도 세력으로 등장한 Z세대에 주목해 이들의 정체와 동향을 살핀다.

저자는 종합리서치회사인 마크로밀 엠브레인 최인수 대표 등 임직원 4명이다.

이들 저자는 Z세대가 지닌 SNS상 영향력과 문화 취향, 그리고 그들의 의사결정 과정과 인간관계, 소통습관 등에 주목했다.

이것이 자원(돈과 시간)을 소비하며, 현재 형성된 태도와 취향이 향후 삶의 경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눈앞에 다가온 2020년, 대한민국 소비자들은 어떻게 변할까? 저자들은 '외로움'을 핵심 키워드로 꼽으면서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살핀다.

'외로움의 크기'가 대중 소비자들의 삶을 바꾼다는 것. 현대 사회에서 소비 행동은 개별적 제품, 서비스의 기능적 만족이나 불만족에 의해서만 움직이지 않는다.

저자들은 '개인화가 심화되고 있는 사회성(취향)'과 '타인에 대한 인식'이 개별 소비자의 소비 현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외로움이라는 키워드로 이 파편화한 개별 소비자들의 전체 맥락을 읽어낸다.

개인 취향과 세대론으로 대중의 삶을 살핀 것이다.

한국 사회는 점점 뾰족해진다.

세대와 취향에 따라 입장이 다르고, 이슈마다 주장이 첨예하게 갈라진다.

'개·존·취(개인 취향 존중) 시대'라는 말처럼 모든 콘텐츠가 개인의 취향과 소비 패턴에 맞게 제공돼야 한다.

자신이 믿고 싶어하는 만큼의 팩트(fact)만을 쏙쏙 뽑아 소비하기 때문이다.

인간관계 역시 개인 취향에 맞추고 있다.

1인 체제 현상은 인간관계 양상도 바꿔놓고 있어 아는 사람에 대한 감정 노동을 거부하고 자신의 취향을 존중하며 행동한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 인간관계를 추구한다는 얘기다.

낯선 사람에게 섣불리 호의를 베푸는 것도 두려워한다.

잘 아는 가까운 사람이 나를 해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인간관계에 경계심을 드러내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 걸 부담스럽게 여긴다.

심층 관계가 어렵고 표피 관계에 그치기 마련인 이유다.

저자들은 "이 때문에 Z세대와 Y세대(1987~1994년생·밀레니얼 세대)는 가까운 관계에 냉정하고, 사회 문제에 관심이 낮으며, 공동체에 대한 유대감도 덜 느낀다"며 "현재의 청년 세대는 '한국 사회가 얼마나 공정한가'에 대한 문제보다 구체적 상황에서 '내가 얼마나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는가'에 대단히 민감하다"고 말한다.

시크릿하우스. 308쪽. 1만6천원.
Z세대의 세상 읽기…"'외로움'에 주목하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