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천재 작가 이상 탄생 110주년이다.

그는 천재와 광기 사이에서 시, 소설, 수필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탁월한 문학적 성취를 이뤘다.

특히 식민지 지식인의 파괴된 자의식을 그린 단편소설 '날개'(1936)는 단연 그의 대표작으로 다양한 해석과 비평의 텍스트가 돼왔다.

이번엔 조금 새로운 실험이 시도됐다.

평론이나 학문적 연구 대신 후배 중견 소설가 여섯 명이 80여년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각자가 바라보는 '날개'의 다양한 의미를 토대로 후속작을 쓰는 문학적 실험이다.

대산문화재단이 기획하고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한 '정오의 사이렌이 울릴 때- 이상 「날개」이어쓰기'가 그 결과물이다.

천재의 '날개'를 이어쓰다…'정오의 사이렌이 울릴 때'

소설가 이승우, 강영숙, 김태용, 최제훈, 박솔뫼, 임현이 참여했다.

경성 시내 미스코시 백화점 옥상에서 정오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를 들으며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라고 외치는 주인공의 다음 이야기는 뭘까.

'사이렌이 울릴 때'(이승우), '우리들은 마음대로'(김태용), '진술에 따르면'(임현)은 원작과 동일한 시공간과 인물을 내세워 적극적인 '이어 쓰기'에 나선다.

'마지막 페이지'(강영숙), '1교시 국어영역'(최제훈), '대합실에서'(박솔뫼)는 원작을 모티프로 새롭게 '다시 쓰기'를 시도한다.

이들이 되살려낸 '날개'는 '찌질한 초식남'의 넋두리나 기둥서방의 광기 어린 방황이 아니다.

고전의 향기는 시공을 초월해 현대인의 어깻죽지에도 날개가 돋아날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한다고 이들은 작품을 통해 강변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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