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영·박혜수·이주요·홍영인, 국립현대미술관 4인전…내달 최종 1명 선정
영상·설치·퍼포먼스 등 다양한 시도와 확실한 자기 색깔 돋보여
'올해의 작가상' 경연서 보는 한국 미술의 짱짱한 미래(종합)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상인 국립현대미술관(MMCA) 작가상은 올해 누구에게 돌아갈까.

'올해의 작가상 2019' 최종 후보인 김아영, 박혜수, 이주요, 홍영인(가나다순) 작가가 10일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6개월여간 준비한 신작 20여점을 공개하며 최종 경연에 나섰다.

내년 3월 1일까지 열리는 '올해의 작가상 2019' 전시를 거쳐 다음 달 28일 '올해의 작가' 1명이 선정된다.

최종 수상자는 상금 1천만 원을 추가로 받는다.

'동등성' 개념을 주목한 홍영인은 미술관에 거대한 새장을 설치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새소리와 새 그림자놀이 구경에 홀린 관객은 문득 주변을 둘러보면서 새장에 갇힌 것은 새가 아닌 나 자신임을 자각한다.

맞은편에서 진행되는 그룹 퍼포먼스는 저임금으로 고통받는 여성 노동과 동물 동작을 접목한 작업이다.

홍영인은 "인간과 동물 위계를 묻다 보면 결국 인간 사회 내 불평등으로까지 질문이 이어진다"면서 "근본적으로는 여성, 동물과 같은 비주류적인 시각에서 역사를 어떻게 재해석할 것인가라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올해의 작가상' 경연서 보는 한국 미술의 짱짱한 미래(종합)

박혜수는 한국 사회를 옭아매는 '우리'라는 개념에 메스를 들이댄다.

그는 우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우리의 속성은 무엇인지, 당신의 '우리'는 어디에 있는지 등을 쓰게 한 사전 설문조사 결과지를 전시하고, 관람객도 색실 놀이를 통해 참가하도록 했다.

박혜수는 "'우리'를 말하면서도 편을 가르고, 내 편에게만 내 것을 많이 내어주는 경향을 봤다"면서 "설문조사 목적은 그 결과를 알리는 것이 아닌, 관객도 설문에 답하면서 작가가 품은 의문을 공유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러브 유어 디포'는 여러 도시에 있던 이주요의 작품 창고가 우연히 일제히 문 닫은 일에서 출발한 작업이다.

둘 곳이 없어 폐기장으로 갈 운명이던 다른 작가들과 학생들 작품을 한데 모아 전시장 겸 수장고, 연구 공간으로 기능하는 '러브 유어 디포'에 배치한 시도는 예술의 소멸과 공유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이주요는 "미술이 무엇인가를 붙들어보고 싶고, 보살피고 싶고,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싶었다"면서 "이런 문제가 제도적으로 계속 논의될 수 있으면 한다"고 밝혔다.

'올해의 작가상' 경연서 보는 한국 미술의 짱짱한 미래(종합)

김아영 영상 '다공성 계곡2: 트릭스터 플롯'은 다공성 계곡 출신의 광물이 인간처럼 여기저기를 떠돌다 크립토밸리에 도착한 상황을 게임처럼 구현했다.

한 남성이 등장해 광물의 무결성과 보안성을 따져 묻고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이야기는 지난해 논란의 중심에 선 제주 예멘 난민 문제와 겹쳐진다.

전시는 '올해의 작가상' 경연장이라는 점을 의식하지 않게 될 정도로 흥미롭다.

작가들은 각자 색깔을 확실히 드러내면서 불평등과 가족 해체, 이주, 경계, 예술의 공유 등 다양한 사회 현안을 짚었다.

2012년 작가상이 신설된 이래 후보가 모두 여성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윤범모 관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올해의 작가상'은 역량을 갖춘 현대미술 작가의 독창적인 작품을 통해 동시대 한국미술의 새로운 방향성을 소개한다"면서 "한국 작가들이 국제무대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도록 다양하게 후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의 작가상' 경연서 보는 한국 미술의 짱짱한 미래(종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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