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방금 나의 초라한 악보를 주의 깊고도 엄격한 시선으로 다시 읽고는 깨달았다. 이 작품이 내가 다시는 찾을 수 없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에너지, 그리고 훌륭한 색채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오페라 ‘벤베누토 첼리니’의 한 장면.  /롯데문화재단  제공
오페라 ‘벤베누토 첼리니’의 한 장면. /롯데문화재단 제공
프랑스 작곡가 액토르 베를리오즈가 회고록에서 언급한 ‘이 작품’은 자신의 첫 오페라 ‘벤베누토 첼리니’다. 다음달 2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온 스크린 오페라’에서 2007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선보인 오페라 ‘벤베누토 첼리니’ 실황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베를리오즈는 16세기의 유명 조각가 겸 금 세공사 벤베누토 첼리니라는 인물의 일대기에서 영감을 얻어 오페라를 작곡했다. 총 2막의 오페라를 완성하는 데 꼬박 4년이 걸렸다. 1838년 첫 공연의 반응은 별로였지만 이후 오페라 ‘트로이인’과 ‘파우스트의 겁벌(damnation)’ 같은 작품들의 탄생에 초석이 됐다.

이번에 롯데콘서트홀에서 만날 수 있는 실황 영상에선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지휘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필립 슈톨츨의 독특한 연출과 함께 그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최고의 화제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오페라 연출가일 뿐 아니라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활약한 그는 감각적인 무대에 청바지와 재킷 차림에 문신까지 한 벤베누토 첼리니를 무대에 올렸다.

독일 테너 부르크하르트 프리츠가 벤베누토 첼리니 역을 맡았고 라트비아 소프라노 마야 코발레프스카가 매력이 넘치는 첼리니의 연인 테레사 역을 노래했다. 첼리니에게 계속 도전하지만 언제나 당하기만 하는 라이벌 피에라모스카 역으론 프랑스 바리톤 로랑 나우리가, 교황 클레멘스 7세 역으로는 러시아 베이스 미하일 페트렌코가 출연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