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자 돌발 퇴사·도덕적 자질 문제 등 리스크 떠안아

MBC TV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에서 잇따라 터져 나오는 악재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연예인의 일상이 줄줄이 카메라 앞으로 불려 나오는 요즘, '전참시'는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한 매니저들을 스포트라이트 중심에 가져다 놓으면서 프로그램 초반 신선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러나 매니저들의 잇따른 퇴사와 일탈로 '전참시'는 프로그램의 진정성까지 의심받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잇단 악재 '전참시', 관찰 예능의 함정에 빠지다
◇ 갑작스러운 퇴사부터 채무 논란·일진설까지
6일 '전참시' 게스트로 출연한 선미 소속사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선미의 '어미새' 매니저 이해주 팀장은 회사를 그만뒀다.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최근 개인적인 사유로 퇴사했다"고만 밝혔다.

앞서 '전참시'는 지난 4월 개그맨 박성광의 임송 매니저가 소속사에서 퇴사하면서 비슷한 일을 겪었다.

임송 매니저가 회사를 나가면서 '전참시'에 고정 출연하던 박성광도 자연스럽게 하차했다.

지난달 27일엔 이승윤 매니저가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제기된 자신의 채무 의혹을 인정하며 매니저 일을 그만두고 프로그램에서도 이승윤과 동반 하차했다.

지난해 말 게스트로 출연한 광희 매니저는 '일진설'에 휘말리자 통편집되기도 했다.

'전참시'에 출연한 일반인 매니저들이 지속적으로 논란에 휘말리거나 갑작스럽게 일을 그만두면서 시청자들은 '전참시'를 두고 '매니저들의 무덤이 되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

특히 방송에선 훈훈한 캐릭터로 묘사된 이승윤 매니저가 현실 세계에서 물의를 빚자 일부 누리꾼은 '방송은 원래 다 조작'이라며 프로그램 전체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내는 줄 알았던 매니저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줄줄이 퇴사하자 '매니저가 원래 박봉에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라며 방송과 현실 간 괴리를 지적하는 반응들도 잇따르고 있다.

◇ 프로그램 진정성 '흔들'…"방송사가 먼저 자정 나서야"
출연자의 방송과 현실 간 괴리로 논란이 불거진 프로그램은 비단 '전참시'뿐만이 아니다.

앞서 '나 혼자 산다', '미운 우리 새끼' 등 연예인 일상을 비추는 프로그램도 출연자 미화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빅뱅 멤버 승리는 출연한 몇몇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서 '승츠비'(승리+개츠비)로 불리며 유능한 사업가로 그려졌지만, 후에 '버닝썬 게이트'가 터지자 이들 프로그램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제작진은 출연자의 과거를 일일이 검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수사권을 지닌 수사기관이 아닌 이상 검증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논란이 있던 한 예능 프로그램 PD는 "출연자 논란은 순전히 우연일 뿐"이라며 억울함을 피력했다.

잇단 악재 '전참시', 관찰 예능의 함정에 빠지다
전문가들은 관찰 예능 자체가 리스크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 포맷이지만, 방송 관계자들이 먼저 나서서 자정작용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관찰 예능은 출연자들의 모습이 얼마나 현실과 닮아있는가, 얼마나 매력적인가를 담는 형식인데, 그것을 뒤집는 논란이 나오면 프로그램의 근본이 흔들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전 검증이 100% 되기가 어렵기 때문에 관찰 예능 자체가 가진 불안함이 있다"고 짚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검증이 어려운 관찰 예능의 근원적인 한계는 인정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방송 관계자들의 책임은 분명히 있다고 꼬집었다.

하 평론가는 "특정 프로그램 제작진의 책임을 묻기는 그렇지만, 방송가 전체가 지금까지 보여준 태도 때문에 인성 문제가 경시됐던 측면이 있다"며 "제작진이 사전에 엄격하게 주의를 주고, 후에 논란이 벌어졌을 때 확실히 불이익을 준다는 걸 많은 사람에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