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은 익은데 이름이 뭐더라?" 명품 조연 25명의 삶과 철학

밤하늘이 어두워야 별이 빛나듯, 주연도 조연이 있어야 빛을 발한다.

직접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않지만, 은막을 은은하게 밝히면서 영화를 떠받치는 명품 조연들을 주목하는 책이 나왔다.

신간 '신스틸러에게 묻다'(북스토리 펴냄)는 "낯은 익지만 이름은 잘 떠오르지 않는" 25명의 조연을 만나 그들의 삶과 철학을 들어본 인터뷰집이다.

매일경제신문에서 영화와 클래식 기사를 쓰는 김시균 기자가 썼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주연 중심으로 이뤄지는 홍보성 인터뷰에 문제의식을 느낀 그는 주연의 후광에 가려졌지만 각자 자리에서 묵묵히 정진 중인 배우들을 일일이 수소문해 찾아다녔다.

배우마다 평균 3시간가량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서 한 인간으로서 삶과 고뇌, 철학까지 끌어냈다.

'암살' '안시성' '협상' 등 수많은 영화에 조연으로 활약한 정인겸은 현재 성북동 옥탑방에 홀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준다.

힘든 유년 시절부터 사흘 밤낮 굶기가 다반사였던 마흔 무렵의 생활도 그는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오히려 "하수구 막일을 뛰었어도 배우 길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활짝 웃는다.

'범죄도시' '극한직업'으로 조연에서 대세 배우로 발돋움한 진선규를 비롯해 '공작' '더 테러 라이브'를 통해 권력자 전문 배우로 떠오른 김홍파, '강철비'로 잠시 접은 연기의 길로 복구한 안미나 등 여러 배우의 삶과 일에 관한 치열한 이야기가 감동과 울림을 준다.

그런 이야기들을 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저자의 따스한 시선이 담긴 질문 덕분이다.

질문 하나하나에 휴머니즘과 사랑이 녹아있다.

윤제균 감독은 추천사에서 "독자들은 25인 배우들의 삶 너머 인간 김시균까지 보이는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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