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태 사진전 '더 페이스(The Face)' 개막
사진가 김병태씨의 개인전 '더 페이스(The Face)'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그림손에서 12일 개막했다. 케냐에 거주하며, 아프리카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줄곧 카메라에 담아온 김씨는 이번 전시회에서 아프리카인들의 얼굴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을 25일까지 선보인다.
김병태 사진전 '더 페이스(The Face)' 개막
아프리카를 주제로 한 작품들은 그곳의 풍속, 광활한 초원과 야생동물, 아프리카인들의 복장 등을 찍은 이국적 풍경들이 대부분이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의 경우 아프리카의 가난과 서민들의 삶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외국의 사진가들이 아프리카 대륙 안에서 보고 느끼는 것은 아프리카인들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이 신기하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가 기억하는 아프리카를 주제로 한 사진들은 철저히 이방인의 시각에서 본 장면들이다. 아프리카가 서방 세계의 사람들에게 신기하듯, 아프리카 밖에서 온 사람들의 모습과 그 문명 또한 아프리카인들의 시각으로 보면 이색적이긴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는 아프리카인의 시각은 무시한다. 우리가 보고 느낀 것이 무슨 대단한 발견이라도 된 듯 작품으로 보여준다.
김병태 사진전 '더 페이스(The Face)' 개막
김씨의 작품들은 그런 선입견을 철저히 배제했다. 오로지 아프리카인들의 얼굴과 표정에 집중했다. 그들이 희로애락이 담긴 일상의 표정들을 담았다. 작가는 모델들이 검은 복장을 하고 검은 배경에 서도록 했다. 그들의 전통 복장과 배경을 빼고 아프리카인들의 얼굴에만 포커스를 맞췄다. 모델은 작가가 현지에서 함께 생활해 온 동료와 친구들이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들은, 신기하고 흥미로운 아프리카인들의 모습이 아니다. 우리처럼 일하고, 놀고, 사랑하고, 화내는 보통사람들의 얼굴이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