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는 '항공사의 빚', 매각돼도 사라지지 않아요
Q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한다고 합니다. 항공사를 매각할 그룹이 누가 될지는 별로 궁금하지 않은데 지금까지 여행하며 착실하게 모은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설마 매각과 함께 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요? (영등포구 대림동 김예진 씨)

A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어떤 그룹에 항공사를 매각해도 독자님의 마일리지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항공사들은 고객의 마일리지를 ‘부채’로 생각하고 회계 처리를 하고 있는데요. 고객들이 마일리지를 사용하는 순간 항공권이나 좌석 승급 등으로 갚아야 하는 일종의 빚으로 봅니다. 지난해 공시된 아시아나항공 회계 자료를 보면 ‘장기 선수금’이란 항목에 이 마일리지가 이연수익(부채)으로 잡혀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5743억원이 이연수익입니다. 이연수익이란 ‘뒤로 미뤄진 수익’이라는 뜻입니다. 일단 장부에는 부채로 적시되지만 이후 이용객이 마일리지를 사용하거나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만료되면 재무상태표에 ‘매출’로 인식됩니다. 다만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잘 확인해야 합니다. 최근 항공사들이 회원약관을 개정하면서 유효기간이 10년이 지난 마일리지는 순차적으로 소멸됩니다.

그동안 마일리지 사용과 관련해 이용객의 불만이 높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마일리지가 항공권 구매나 좌석 승급 외에는 사용할 방법이 없고 그마저도 항공사에서 다양한 제약 조건을 두는 바람에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항공사의 마일리지 방침에 불완전판매 요소가 없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항공사가 신용카드 사용 시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등의 방법으로 마일리지 공급을 늘려왔는데, 실제 항공기 좌석 구매 등에 여러 방법으로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게끔 서비스를 갖추고 있는지 따져보겠다는 취지입니다.

항공사에서도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생기면서 마일리지 사용처를 넓히고 있습니다. 리조트·호텔·대형마트·영화관·워터파크 등에서 쓸 수 있도록 제휴처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부터 각 항공사는 극성수기에도 마일리지로 살 수 있는 좌석을 전체의 5% 이상 배정해야 하고, 분기별로 마일리지로 소진된 좌석 비율도 의무적으로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