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가 알라의 뜻?
7세기 이슬람교는 아라비아반도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영적·사회적·정치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현재 세계에 16억 명의 신자를 두고 있다. 그 중심엔 코란이 있다. 이슬람 경전인 코란은 신자들에게 도덕적 나침반이 됐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슬람인 중에 코란을 제대로 읽은 사람은 별로 없다고 한다. 중동학을 전공한 칼럼니스트 칼라 파워는 “마드라사(이슬람교 신학교)는 코란 이후 수세기가 지나서야 생긴 이슬람법이나 철학 고전 작품을 주로 가르친다”며 “이로 인한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코란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의미가 왜곡되거나 변질될 때가 많다는 것이다.

파워는 《문명의 만남》에서 코란, 나아가 이슬람교에 대한 왜곡된 해석을 짚어내고 진정한 의미를 찾아간다. 이를 통해 이슬람과 비이슬람, 종교와 탈종교, 여성과 남성 등 세계를 양분하는 문명 간의 충돌에서 화합을 시도한다. 저자는 미국 예일대를 거쳐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중동학을 공부하고 뉴스위크 저널리스트 등으로 활동했다.

저자에 따르면 코란 어디에도 테러나 여성 억압을 정당화하는 내용은 없다. 자살과 폭탄, 테러 등은 ‘알라의 뜻’과는 무관한 일이다. 또 초기 이슬람교는 여성의 자유를 인정했다. 여성에 대한 구속은 이슬람의 교리에 따른 게 아니라 가부장적 문화로 인한 것이다.

무슬림에 대해 편견도 이로 인해 생겨났다. 저자는 “무슬림들도 과격분자들로부터 피해를 보고 있으며 두려워하고 있다”며 “대다수 무슬림은 서구 방식의 타락에 맞서면서도 과격한 이슬람주의자에 맞서는 이중의 짐을 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각 문명의 주체들이 소통하며 이해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서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알라의 말씀을 바로잡아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 지금 이 세계가 직면한 거대한 분열을 막는 유일한 길이다.” (칼라 파워 지음, 하윤숙 옮김, 세종서적, 480쪽, 2만원)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