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 티켓예매 서비스 시작한 카카오

카카오톡·멜론 서비스 결합
카톡 '공연' 탭 클릭하면
멜론티켓 사이트로 연결
뮤지컬 '엑스칼리버' 예매도
EMK뮤지컬컴퍼니가 제작 중인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포스터 촬영 모습.

EMK뮤지컬컴퍼니가 제작 중인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포스터 촬영 모습.

카카오가 공연 사업을 본격 확장하고 나섰다. 자체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예매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며 티켓예매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공연 제작에 나설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를 위해 ‘웃는 남자’ 등을 만든 국내 대표 뮤지컬 기획사 EMK뮤지컬컴퍼니와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사업 뛰어드는 카카오…인터파크 독주 제동걸까

인터파크 독주 무너지나

국내 공연티켓 예매 시장은 10여 년째 인터파크의 독주가 이어져 왔다. 초반엔 티켓링크와 양강 구도를 이뤘지만 2010년 이후 인터파크가 훌쩍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현재 인터파크의 시장점유율은 70%에 이른다. 이 견고한 벽은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있다. 예스24가 20%, 네이버 등이 나머지를 나눠 가진 정도다. 공연을 보려면 십중팔구 인터파크 사이트에 들어가 예매해야 한다.

하지만 업계에선 앞으로 이런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가 공연티켓 예매 시장을 시작으로 공연예술 사업 분야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높여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카카오톡-멜론’ 연합군 등장

카카오는 메신저 ‘카카오톡’과 음악 플랫폼 ‘멜론’이라는 강력한 두 플랫폼을 결합해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4일 카카오톡에 ‘공연’이란 탭을 신설했다. 카카오톡 대화창 메뉴 옆에 있는 ‘#(샵탭)’을 누르면 뉴스, 영화 등에 이어 공연 탭이 뜬다. 이 탭을 클릭하면 다양한 공연 리스트가 뜬다. 별도 예매 사이트에 들어갈 필요없이 멜론티켓으로 연결, 예매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빠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두 플랫폼을 연결했다”며 “앞으로 이 탭을 통해 더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같은 날 공연 탭에서 EMK뮤지컬컴퍼니의 ‘엑스칼리버’ 선(先)예매도 진행했다. 뮤지컬, 연극, 전시 등 문화예술 장르 전반으로 티켓예매 시장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존 멜론티켓의 예매 서비스는 주로 아이돌 콘서트 중심이었다.

선예매는 또한 공연장들이 공연장 유료회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를 뮤지컬 회사에서, 그것도 인터파크가 아닌 다른 플랫폼을 통해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선예매를 위한 팬들의 접속이 폭주해 일찌감치 매진(완판)됐다. 김유정 예술경영지원센터 정보분석팀장은 “공연 시장은 새로운 관객 유입이 더딘 편”이라며 “이용자 범위가 방대하고 고객맞춤 마케팅이 가능한 카카오톡은 관객을 많이 유인할 수 있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멜론에서 VIP 고객들에게 ‘엑스칼리버’ 초대권을 주는 이벤트도 벌이고 있다.

뮤지컬 제작 나설지 주목

카카오의 영향력은 EMK뮤지컬컴퍼니와 합작사를 설립할 경우 더욱 막강해질 수 있다. 카카오의 자금력과 EMK의 제작 능력이 합쳐지면 여러 대형 뮤지컬 제작이 가능하다. 카카오는 이에 앞서 다양한 뮤지컬 관련 투자를 하며 제작 가능성과 성장성을 가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부터 작년까지 카카오M을 통해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천사에 관하여:타락천사’에 잇따라 투자했다.

업계에선 이런 움직임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인터파크의 대항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네이버 예약’을 통해 공연티켓 등을 예매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아직은 가격대가 낮은 전시, 연극 예매가 대부분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네이버의 공연예매는 검색을 통한 이용자 유입 수단에 그치고 있다”며 “카카오는 예매와 제작까지 진행하는 분위기여서 시장 판도를 크게 바꿀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 팀장도 “기획사들은 공연 플랫폼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큰 갈증을 느끼고 있다”며 “이 때문에 카카오를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으로도 활용하려는 기획사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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