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위례 2기 신도시 주민 출근길 20∼30m 긴 줄 반복 일상

8일 오전 6시 30분 경기도 화성 동탄1신도시 나루마을 광역버스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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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영하의 날씨에 서울로 출근하려는 시민 30여명이 버스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지어 서 있었다.

M버스와 좌석버스가 번갈아 정류장에 들어오자 시민들이 서둘러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출발지임에도 남은 좌석이 거의 없었다.

강남역 방면 M버스를 타고 서초구로 출근하는 직장인 서모(38)씨는 "평소 이 시간에 나오면 다행히 버스가 자주 와서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탈 수 있는데 20분만 늦어도 몇 대를 떠나보낸 후에야 겨우 탈 수 있다"며 "출발 지점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음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중 일부가 못타는 상황도 자주 있다"고 전했다.

동탄1신도시 예당마을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김모(47)씨는 서울역 방면 M버스는 감히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출퇴근 버스잡기가 전쟁이나 다름없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예당마을이 고속도로 진입 직전 정류장이다 보니 버스는 이미 만석이 돼 아파트 앞을 지나기 때문이다.

김씨는 어쩔 수 없이 강남역 방면 좌석버스를 탄 뒤 환승해 광화문까지 간다.

김씨는 "출근시간대만이라도 배차 간격을 조금만 더 줄여줬으면 좋겠다"며 "직장이 있는 광화문 근처까지 가는 서울역 방면 M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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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각 동탄2신도시 한 광역버스 정류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M버스와 광역버스 정류장 앞은 출근하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많은 시민이 추위에 떨며 한참을 기다려서야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특히 동탄2신도시는 대부분의 광역버스가 메타폴리스에서 중심가를 거쳐 서울로 향하는 1신도시와는 달리, 동탄대로·동탄순환대로·동탄기흥로 등 서울로 향하는 길이 3개로 분산돼 있어 출근길 버스 타기가 더 어려운 실정이다.

화성시는 동탄순환대로를 경유해 강남역으로 가는 M버스 노선 신설을 국토교통부에 수차례 건의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현재 5대(동탄1신도시 2대, 동탄 2신도시 3대) 운행 중인 2층 버스도 추가 확보하기 위해 관련 기관과 협의 중이다.

아울러 시는 동탄신도시 건설 때부터 계획된 트램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동탄 도시철도(트램)는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으로 현재 국토부 국토위원회 실무위 심의 중인 상황이다.

트램은 사업비 9천970억원 가운데 9천200억원을 이미 사업 시행자 LH의 부담금으로 확보한 상태여서 도비 770억원 확보만 남은 상태다.

트램 노선은 반월∼오산선(반월교차로∼삼성전자∼영천지하차도∼동탄역∼동탄대로∼오산시청∼오산역)과 병점∼동탄2신도시선(병점역∼능동지하차도∼나루마을∼동탄역∼동탄순환대로∼공영차고지) 등으로 계획돼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동탄 주민이 서울로 출퇴근하기 어려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동탄신도시 광역 교통계획을 조기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이런 '교통지옥'은 동탄신도시뿐 아니라 위례 등 다른 2기 신도시에서도 매일 아침 반복된다.

이날 오전 8시 지하철 8호선과 분당선이 만나는 복정역(서울시 송파구 장지동) 2번 출구 앞.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를 타고 환승주차장에서 내린 뒤 지하철로 갈아타려는 행렬이 출구까지 40∼50m 이어졌다.

대부분 서울로 출근하거나 통학하는 위례신도시 주민들이다.

러시아워에 복정역으로 위례 주민들을 태워나르는 버스와 승용차가 뒤엉키며 복정역 사거리는 북새통을 이뤘다.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위례신도시를 삼분하는 서울시와 성남시, 하남시가 버스 노선과 투입 대수를 늘리고 있지만 그야말로 역부족이다.

성남시 허가를 받아 위례신도시와 복정역 구간을 운행하는 버스의 경우 입주 초기 50번 시내버스 노선 1개였지만 지금은 모두 11개 노선으로 늘어났고 운행 대수도 118대다.

지난해 11월 26일 231번과 232번 버스가 새로 생겨났고 이들 버스 노선에는 국내에서는 드문 '쓰리도어 저상버스'도 선보였다.

지난 7일에는 광화문과 서울역을 경유하는 9200번 광역버스가 처음 운행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콩나물 시루'와 같은 피곤한 출퇴근길이 되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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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관계자는 "트램 등 광역교통개선대책이 지연되며 버스에 민원이 집중돼 노선을 늘리고 있지만 근본 대책은 아니다"며 "복정역으로 버스와 승용차가 몰리며 복정역사거리의 경우 출퇴근시간대에 수백m 구간에서 정체를 빚기도 한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위례선 트램 사업을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토교통부는 2008년 3월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세우면서 신교통 수단인 트램 도입 방침을 확정한 바 있다.

지하철5호선 마천역에서 위례신도시를 관통해 복정역으로 이어지는 연장 5.4㎞의 유럽형 트램이다.

그러나 사업은 11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로 지난해 민자적격성조사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이 0.75로 나오며 서울시는 공공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업 타당성 여부를 판단하는 B/C 기준은 1이상이다.

위례신도시 A부동산사무소 관계자는 "위례신도시는 트램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며 "트램이 들어서면 위례신도시 교통문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