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 설계한 자하 하디드의 숨결, 모르페우스 호텔서도 느낀다
마카오에 있는 호텔은 대개 금빛 조명으로 둘러싸여 있다. 카지노를 부각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이런 공식에서 벗어난 호텔이 지난 6월 문을 열었다. 2016년 세상을 떠난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모르페우스호텔(사진)이다.

자하 하디드는 국내에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한 인물로 잘 알려졌다. 그는 중국의 옥 공예품에서 영감을 받아 이 호텔을 지었다고 한다. 불규칙한 선들과 곡면으로 기하학적인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그리스 신전과 같은 느낌도 준다. 여행객에게 카지노만이 아니라 다양한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멜크리조트&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설립 취지가 잘 담긴 디자인으로도 평가받는다.

5성급 호텔로 770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스탠더드룸과 스위트룸 모두 요트 안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돼 있는데 선상에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스탠더드룸에서부터 다양한 고급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다이슨 헤어드라이어, 네스프레소 커피머신 등이 갖춰져 있으며, 욕실 어메니티도 에르메스로 구성돼 있다. 편리함을 더하는 장치들도 마련돼 있다. 스탠더드룸을 포함해 모든 객실엔 중앙 터치패널과 터치스크린 태블릿이 구비돼 있다. 이를 통해 조명, 실내 온도 등도 미세하게 직접 조정할 수 있다. 가격은 부가가치세, 서비스 이용료 등을 제외하고 1박에 300마카오달러(스탠더드룸 기준) 정도다.

마카오=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