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위한 최고의 방법은 부유한 부모 밑에 태어나는 거죠. 주위를 둘러봐요. 승자들은 죄다 특권층 출신이잖아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자인 닐 파텔이 성공적인 기업 운영과 관련한 강연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 한 여성이 쏘아붙였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같은 아이비리그 학력, 케네디 가문과 같은 정치적인 혈통, 도널드 트럼프 같은 부자 아버지도 없다면 매일 아침 지하철로 출근하며 무기력한 생을 보내야 하는 것일까. 선의를 갖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왜 더 나은 삶을 살지 못할까. 모두가 부러워하는 성공한 사람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파텔은 또 다른 스타트업 창업자인 패트릭 블라스코비츠, 미디어 컨설턴트인 조나스 코플러와 함께 《허슬, 멈추지 않는 추진력의 비밀》로 이에 답하기로 마음먹었다. 허슬(hustle)은 ‘흔들다’라는 의미의 네덜란드어(hutselen)에서 유래해 ‘떠밀다’ ‘재촉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 저자들은 이 단어를 ‘목표를 향한 결단력 있는 움직임’으로 새롭게 정의한다. 어느 곳에 있든지 늘 목표를 탐색하고 언제든 그것을 향해 달려가려는 결단력이다. “그 움직임 자체가 행운을 만들어 내고 숨어 있던 기회를 드러내 보여주며 우리의 삶을 더 많은 돈과 의미, 추진력으로 충전시킬 수 있다”고 저자들은 입을 모은다.

책은 크게 1부 마음, 2부 머리, 3부 습관으로 구분돼 있다. ‘마음’편에서는 왜 우리가 지루하고 따분한 일상에서 허우적거리는지, 어떻게 무력감·공허감에 빠져버렸는지 살펴본다. 지나친 리스크(위험) 회피 성향 때문에 잘못된 목표를 조준하는 경우를 다이어트 콜라 이야기로 풀어낸 대목이 눈길을 끈다. ‘뚱뚱해지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위안을 얻으려 수시로 다이어트 콜라를 들이켜지만 ‘건강해지는 것’과는 멀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저자들은 “실천의 부족, 실패를 회피하려는 소심함은 예외없이 사람들을 자기 파괴의 절벽으로 내몬다”며 “실패 회피는 현실이 아니라 환상”이라고 지적한다.

[책마을] 딱 10분만 몸을 움직여라… 자수성가는 거기서 시작된다
‘머리’편에서는 꼬여버린 삶의 악순환에서 탈출하는 길, 자신의 꿈을 갖고 그를 향해 최적의 경로를 설정하는 전략을 안내한다.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스트레스가 없어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달리 책에서는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작은 고통은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적은 양의 스트레스는 미래에 필요한 능력과 지식을 키우고 복잡한 도전을 예상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조언한다.

책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한 ‘습관’편에서는 마음에 익히고 머리에 새긴 내용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방법을 탐색한다. 회사의 성장성을 인정받고 자금조달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기업공개(IPO)처럼 개인도 기회를 만들고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 저자들은 그것을 ‘개인적 기회 포트폴리오(personal opportunity portfolio)’라고 명명한다. POP를 구성하는 요소는 능력을 이끌어내는 ‘잠재력’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사람’,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는 ‘프로젝트’, 과거 성공의 기록·평판 등을 의미하는 ‘증거’ 등 네 가지다.

POP를 만드는 것 외에 ‘모든 것을 압도하는 한 가지 습관’으로 소개한 ‘10분 법칙’도 챙겨볼 만하다. 10분 법칙이란 묻지도 따지지도 생각하지도 말고 일단 10분만 몸을 움직여보라는 것이다. 소파에 누운 채 운동하러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스마트폰 게임을 하면서 내일 아침 발표자료를 준비해야 한다고 걱정하는 대신 해야 하는 것을 바로 함으로써 실행력을 높이고 마음의 평화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실행할 때보다 상상할 때 훨씬 고통이 크다”는 문장이 공감을 높인다.

‘남의 꿈을 이뤄주려 출근하지 마라’ ‘열정에 속지 말고 재능에 착각 말자’ ‘행운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발굴하는 것이다’ ‘가장 빠른 길은 직선이 아닐 수도 있다’ ‘돈은 추진력의 연료이자 도구다’ 등 목차의 문장들 자체가 하나의 지침으로 다가온다. 한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경제·경영서 《머니》나 《부의 추월차선》처럼 저자가 자수성가한 젊은 부자들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돈과 부의 중요성뿐 아니라 삶의 의미, 추진력의 가치를 추가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젊은이들답게 가벼운 필체와 거침없는 유머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