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책을 가슴에 얹은 채 곤한 잠에 빠져 있다. 다른 여성들도 주변에 눕거나 앉아 쉬고 있다.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의 한 기차역 풍경인데, 고등학교 교사 임용시험을 보기 위해 밤늦게 도착한 사람들이 ‘맞이방’에서 잠을 자고 있는 것이다. 우타르프라데시주 인구는 2억 명이 넘는다. 단일 행정구역으로는 인도에서는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다. 그런데 이 지역은 인도의 29개 주 가운데 두 번째로 가난하다. 아직 농업 이외에는 일자리가 많지 않아서, 교직은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다. 그러다보니 임용시험 때가 되면 수십만 명의 응시생이 한꺼번에 큰 도시로 이동하는 ‘소동’이 벌어진다.

딱딱한 기차역 바닥에 누워 있지만 여인들은 포근한 잠을 자고 있다. 미래 제자들의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는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