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향한 '방탄'의 피 땀 눈물… 이것이 KB의 DNA
남북한 철도를 연결하면 북한을 거쳐 유럽까지 단박에 갈 수 있다는 꿈을 꾸게 된 2018년 봄. 이 들뜬 계절에 20여 년 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떠올린다면 무슨 소린가 할 것이다.

글로벌 1위 향한 '방탄'의 피 땀 눈물… 이것이 KB의 DNA
IMF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그때. 인력 구조조정과 영업점 통폐합으로 눈물 흘리던 은행원들 사연이 슬픔과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공무원과 은행원을 가장 안전한 직장인으로 여겼던 신화가 무너지며 다들 허둥지둥했다. 은행은 여느 직장이나 직종이 아니지 않나. 나라를 지켜주는 곳간이라는 믿음과 이미지가 있었고 이는 지금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남북한과 주변 국가와의 관계는 물론 경제 흐름도 크게 달라질 게 분명한 시점에 이르고 보니, 은행이 해야 할 역할도 더 깊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황금색 별 모양 로고로 친근한 국민은행은 문자 그대로 국민의 은행이다. 이름이 주는 이미지도 그렇고 자산 순위나 점포 수로도 앞서 있다. 그래서인지 국민은행에는 보수적인 기대를 하게 된다. 다른 곳이 다 흔들려도 ‘국민은행이 흔들리면 안 돼’라는 식이다. 그러나 디지털화로 앞장서는 첨단 은행으로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국민은행은 중후한 신사나 원숙미를 풍기는 숙녀보다 당대 최고 인기의 젊은 스타를 앞세워 광고한다. 그 절정이 방탄소년단(BTS)이 광고하는 ‘KB국민은행 KB스타뱅크-대한민국의 넘버원 디지털뱅킹’이다.

방탄소년단이 누구인가. 7인조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문학이나 영화 대사를 섞어 이야기가 있는 노래 가사와 앨범을 만들었다. K팝 그룹 최초로 세 편의 3억 뷰 뮤직비디오를 보유하고 있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무대에 올라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아시아 최초로 미국 빌보드 200차트 1위에 올랐다. 디지털뱅킹 앱(응용프로그램)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 방탄소년단을 캐스팅한 것은 신의 한수 였다.
글로벌 1위 향한 '방탄'의 피 땀 눈물… 이것이 KB의 DNA
글로벌 1위 향한 '방탄'의 피 땀 눈물… 이것이 KB의 DNA
광고 제작진은 국민은행과 방탄소년단의 단순한 더하기가 아니라 한 편의 뮤직비디오 혹은 단편 영화를 지향한다. 심장을 두드리는 효과음과 보라색, 파란색, 노란색 등으로 조명이 바뀌는 배경 속에 BTS가 슬로 모션으로 등장한다. 이들의 대표곡 ‘피 땀 눈물’ ‘Run Run Run’ ‘쩔어’ ‘불타오르네’는 각각 국민은행 디지털뱅킹 앱의 핵심인 ‘빠른 이체’ ‘계좌 뷰’ ‘플레이 에셋(Play Asset)’ ‘외화 환전’과 연결된다. 각각의 노래가 흐르는 가운데 ‘인증 없이 5초 만에 보내는’ ‘더 재미있는 자산 관리’ ‘로그인 없이 바로 보는’ ‘우대 환전에 외화 배송까지’의 기능은 문자로, BTS가 손에서 놓지 않는 휴대폰으로 확인된다.

손안에서 간단하게 해결되는 네 가지 기능은 ‘심플하게 놀랍게 일상을 바꾸어 놓을 새로움’이며 이는 곧 KB의 DNA이자 BTS의 히트곡이고 대한민국 넘버 원 디지털뱅킹인 KB스타뱅킹으로 마무리된다. 멤버 각각의 개성과 칼 군무로 유명한 BTS는 응시하고, 달리고, 공중부양하며 네 기능을 역동성 있게 소개한 뒤 트렁크를 끌며 슬로 모션으로 사라진다.

수미상관의 등장에서 사라짐까지,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설명된 국민은행의 디지털 앱 기능은 방탄소년단의 더 큰 성공과 함께하리라는 흥분을 안긴다. ‘KB국민은행 KB스타뱅크-대한민국의 넘버원 디지털뱅킹’ 광고를 보며 국민은행, 디지털 시대 은행은 국내나 아시아를 넘어 남미와 북미, 유럽으로도 나아가야 한다는 당위성을 떠올린다면 지나친가.

아니, 이것이 바로 광고, 이야기, 뮤직비디오, 영화, 노래와 같은 창의적 상상력의 힘이다. 옥선희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