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샤갈 '길 위에 붉은 당나귀'
1979년 말 완성한 작품 ‘길 위에 붉은 당나귀’는 이런 기억을 순수한 아이 같은 상상력으로 그린 작품이다. 붉은 당나귀를 타고 고향을 떠나는 아내 벨라와 딸 이다를 품에 안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몽환적으로 그렸다. 고향의 푸른 공기와 사랑, 동물을 끌어들여 역경과 불행을 밝고 화려한 행복으로 승화한 역설의 미학이 산소처럼 청량하다. 삶과 예술에 의미를 주는 하나의 색이 있다면 바로 사랑과 고향의 색이라고 외쳤던 그의 미학론이 귓전에 생생하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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