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말이 없다
미각과 촉각이 발달한 사람과 달리 청각과 시각, 후각이 발달한 말, 소리를 지를 줄 모르는 말, 위가 약해 부드러운 풀을 조금씩 자주 먹어야 하는 말. 저자는 가까이서 보는 말은 원래 생각했던 말과 달리 역동적이지 않다고 한다. 경마처럼 분명한 목적이 있을 때가 아니면 뛰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협을 느끼거나 놀랐을 때만 뛸 뿐, 평소에는 풀을 뜯거나 명상에 잠겨있다. 힘이 있지만 함부로 힘을 쓰지 않고 먹이를 두고 싸우지도 않는다.
코로 친구를 사귀고 행동으로 가르치는 말의 습성부터 말의 임신과 출산, 말과 함께 한 인류의 역사까지 아우른다. 은퇴한 흰색 경주마 루비아나와의 추억도 잔잔한 읽을 거리다. 말 사진뿐 아니라 배경으로 담긴 사계절이 담긴 제주도의 풍광은 볼 거리다. 말을 탈 줄도 모르고 기른적도 없는 저자의 말 이야기가 되려 신선하게 다가온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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