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체험 VR에 作曲 앱까지… 아시아 사로잡은 'K콘텐츠 스타트업'
투자자 발길 이어진 한국관
온라인 코딩 프로그램 '로지콩'
피칭대회에서 3등 수상 영예
허밍을 악보로 그려주는 앱
VR 미술품 체험 '클릭트' 극찬
400억 성과 올린 투자상담
국내 10개사 참가 380건 상담
가상현실·증강현실·코딩 등
첨단기술에 창의성 더해져
외국 투자자들 감탄 쏟아내
한국 콘텐츠 특유의 창조성에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코딩 등 첨단기술까지 더해져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상담 건수는 380여 건에 달했으며 이 중 매칭 금액은 3700만달러(약 400억원)에 이르렀다. 홍콩 점프스타트의 콘텐츠개발팀장인 클로웨 웡 씨는 “한국 콘텐츠 스타트업이 갖고 있는 프로젝트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뛰어나다”며 “아시아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치켜세웠다.
◆코딩 프로그램으로 수상 영예
올해 7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매년 싱가포르, 도쿄(일본), 자카르타(인도네시아)에서 1회씩 열리고 있다. 아시아의 최근 콘텐츠 트렌드와 첨단기술 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60여 개국의 아시아 투자자들이 모여든다.
예년 행사에선 기술 중심의 국한된 서비스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엔 문화를 더한 융복합 서비스를 선보인 곳이 많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운동 증진 게임과 여행 제안 사이트,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교육 플랫폼 등이 대거 출품돼 기술이 우리 문화와 생활에 깊숙이 들어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아이디어로 한국 팀이 처음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온라인 코딩 프로그램 ‘로지콩’을 개발한 로지브라더스가 피칭(투자 유치를 위한 프로젝트 소개) 대회에서 3등을 차지한 것. 7개 팀이 최종 결선에 오르는 방식인데 한국 팀 가운데선 유일하게 결선에 진출했다. 이 프로그램엔 퍼즐이나 블록맞추기 등을 통해 학습 효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몰입도를 강화하는 다양한 장치가 마련됐다. 이를 통해 독창성, 기술력, 팀워크 등 여러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노상민 로지브라더스 대표는 “단순한 코딩 교육을 넘어 게임처럼 단계별 미션을 부여하고 학습성과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춰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받은 것 같다”며 “아시아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VR 활용 미술 체험, 작곡 앱 등 인기
다른 팀들의 색다른 아이디어에도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쏟아졌다. VR 기술을 활용해 자유롭게 미술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스타트업 ‘클릭트’는 백제 금동대향로와 화가 이중섭의 작품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해 큰 인기를 얻었다. 사람의 콧노래를 실시간으로 인식해 악보를 그려주는 작곡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한 ‘쿨잼컴퍼니’, AR 기술을 이용해 체계적인 양치교육 가이드를 제공한 ‘키튼플래닛’ 등에도 투자자들이 몰려 신기한 듯 직접 체험을 했다.
크라우드소싱(일반 대중을 콘텐츠 생산 과정에 참여시켜 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언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플리토’는 유럽과 아시아권 등 18개의 언어 지원이 가능한 점을 내세워 호평을 받았다.
이 기업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한 빅베이슨캐피탈 등은 “한국 콘텐츠 스타트업은 분야가 다양하고 성장 속도가 매우 빨라 언젠가 세계에서 최고를 자랑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 콘텐츠 스타트업들이 세계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봤다”며 “앞으로 다양한 지원을 통해 이들의 해외 판로 개척에 큰 도움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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