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공연한 바다 주연의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2015년 공연한 바다 주연의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뮤지컬 정통 대작들이 5~8월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시카고’ ‘브로드웨이 42번가’ ‘노트르담 드 파리’ 등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오랜 시간 인정받아온 작품들이다. 대작들이 한꺼번에 공연되는 것도 이례적일뿐더러 본격 성수기인 7~8월보다 두 달 정도 공연이 앞당겨져 흥행 경쟁 또한 치열하다. 기획사들은 이전 공연들과는 다른 차별화 포인트가 무엇인지 적극 홍보하고 있다.

◆설정 변화에 홈쇼핑 등에서 판매도

작품 대부분이 해외 기획사들과 계약한 라이선스 공연이다 보니 내용 자체에 파격적인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 하지만 꾸준히 공연돼온 레퍼토리인 만큼 새로운 연출에 대한 관객들의 욕구도 강하다.

다음달 18일부터 7월29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새 연출가를 통해 설정 등에 변화를 준다. 미국 뮤지컬 배우 브래드 리틀이 이번 작품 연출을 맡았다.

리틀은 “장편소설을 165분의 뮤지컬로 축약시키는 과정에서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는 점을 보완하고 관객들의 공감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1막9장에서 스칼릿 오하라의 아버지인 제럴드 오하라가 ‘나의 땅’이란 넘버(뮤지컬에 삽입된 노래)를 부를 때 배경이 되는 장소를 바꾸는 식이다. 기존엔 스칼릿의 첫사랑인 애슐리 집을 배경으로 했다. 이번엔 자신의 집에서 목화농장으로 가며 부른다.

리틀은 “후손들을 위해 이곳을 소중히 해야 한다는 내용의 넘버라서 제럴드가 자신의 땅에서 부르게 했다”며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해가는 시기에 느꼈을 혼란과 농장에 대한 애착을 관객들이 온전하게 느끼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과도 손을 잡았다. 지난달부터 방영되고 있는 MBC의 뮤지컬 오디션 프로그램 ‘캐스팅콜’에서 남녀 우승자가 정해지면 이들을 주역으로 무대에 세울 예정이다.

5월22일~8월5일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 오르는 뮤지컬 ‘시카고’는 캐스팅에 큰 변화를 줬다. 최정원, 아이비, 남경주로 원캐스팅하던 데서 이번엔 각각 박칼린, 김지우, 안재욱을 더블캐스팅했다. 앙상블 배우들도 6년 만에 새로 공개 오디션을 통해 뽑았다. 공연기획사 신시컴퍼니는 “좀 더 다른 분위기를 원하는 관객들의 갈증을 채워주고 무대를 더욱 탄탄하게 하기 위해 더블캐스팅을 하고 앙상블 배우들도 다시 뽑았다”고 밝혔다. 홈쇼핑 마케팅에 승부를 걸고 있다. 지난달 10일 현대홈쇼핑에 주연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티켓을 판매했다. VIP 티켓은 10분 만에 매진됐으며 총 7200장이 완판됐다.
옛 버전과 비슷한듯 다른 매력… 뮤지컬 대작 4파전
◆새로운 캐스팅으로 신선함 선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탭 댄스의 향연으로 잘 알려져 있는 만큼 이 부분에 색다른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전략이다.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로 나오는 빌리 로러 역에 정민과 강동호를 새롭게 더블캐스팅했다. 공연기획사 샘컴퍼니는 “로러는 탭 댄스를 가장 많이 하는데 이 역할에 새로운 배우를 캐스팅해 관객들이 신선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6월21일~8월19일 서울 서초 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다.

한국어 버전으로 공연된 지 10주년을 맞은 ‘노트르담 드 파리’는 극 전반을 이끌어가는 캐릭터인 그랭구와르 역에 변화를 줬다. 유명 뮤지컬 배우 최재림을 새롭게 캐스팅해 신비로우면서도 색다른 매력을 지닌 파리의 음유시인을 표현한다. 6월8일~8월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