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 태우기' 근절 못 하고 택시비만 인상한 셈" 비판

카카오택시가 유료호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택시기사의 '골라 태우기'를 막고자 콜 성사 전에는 목적지를 알려주지 않기로 했지만,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자 사흘 만에 이를 철회했다.

15일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카카오택시 '스마트호출'에서 승객의 목적지를 택시기사에게 띄워주고 있다.

카카오는 당초 지난 10일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택시기사가 먼저 호출을 승낙한 다음 승객 목적지를 알려주도록 했다.

이는 장거리 등 택시기사가 선호하는 고객만을 골라 태우는 현상을 막는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서비스 개시 후 사흘 동안 스마트호출이 성사되는 횟수가 애초 예상보다 부진하자 일단 목적지 미공개 제도부터 철회하기로 한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택시기사들이 스마트호출에 대해 경험이 없어서 안 받는 경향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일단 콜 체결 수를 늘려 경험을 많이 해보도록 하는 차원에서 목적지가 뜨도록 했으며 추후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행 유료호출 요금으로 '목적지 안 보고 태우기'를 기대하는 것이 애초부터 무리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승객이 스마트호출 요금 1천원을 내면 기사에게는 우선 400포인트가 지급되고 승객의 기사 평가에서 만점(5점)을 받으면 100포인트가 더 나간다.

카카오가 부담하는 세금과 결제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기사에게 60%가량이 분배되는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애초보다 유료호출 금액이 낮아지면서 택시기사들에게 충분한 유인 요인을 제공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택시 유료호출 '목적지 미공개' 사흘 만에 철회
카카오는 애초 유료호출 요금을 1천~2천원 사이에서 저울질하고 있었고, 그보다 더 높은 요금을 내면 무조건 택시를 잡아주는 서비스도 준비했으나 정부·업계의 반발에 출시하지 못했다.

목적지 미공개 철회에도 인공지능(AI) 기술로 기사 선호 지역 등을 분석해 가장 콜 성사 가능성이 큰 택시·승객을 맞춰준다고 카카오는 설명했다.

하지만 승객 입장에서는 콜비 1천원을 더 내고도 여전히 택시가 멀리 가는 손님만 골라 태우게 된다면 기존 무료 호출과 다를 바 없어 사실상 요금만 올려놓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 아이디 'tan3****'는 "서비스 질 향상한다며 택시비 잔뜩 올려놓고는 승차거부…자기들 멋대로 이랬다저랬다 하면서 정책 가지고 노는 게 대중교통임?"이라고 지적했다.

'onlo****'는 "어떤 택시기사가 400포인트 받겠다고 도착지도 모르는데 스마트호출에 응하겠나.

예상보다 부진한 정도가 아니라 0%에 수렴했겠지"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