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생태계에서 매우 희귀한, 그야말로 괴물 같은 기업이 탄생했다.” 전자상거래 업체로 출발해 홀푸드 인수까지 미국 유통업계를 흔들고 있는 아마존에 대한 총평이다.

[공병호의 파워독서] 글로벌 '유통 공룡' 아마존은 오늘도 '자기 파괴중'
미국 유통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아마존 열풍에는 2000년 11월에 시작된 혁신적인 무료배송 프로그램도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광고비에 돈을 투입하는 대신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아이디어였던 무료 배송을 전격적으로 실시한 기업이 아마존이다. 무료 배송은 아마존의 시장 선점에 큰 역할을 담당했고 기업들엔 고객서비스의 기준점이 됐다. 존 로스만의 《아마존 웨이》(와이즈맵)는 전직 임원의 눈으로 바라본 아마존 성공의 핵심 포인트를 정리한 책이다.

특히 아마존의 모든 구성원에게 철저히 적용되고 있는 경영원칙을 14개로 정리해 깔끔하게 담아낸 책이다. 종사하는 업종을 불문하고 독자들은 세계 최고 혁신기업의 성공 비결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 정보, 실천법 등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아마존이 끊임없이 자기 혁신을 넘어 자기 파괴를 감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디지털 파괴를 일으키고 관리하지 못한다면 디지털 파괴의 희생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실천하고 있는 자기 파괴법은 모두 14개로 이 책의 독립된 각각의 장을 차지하고 있다. △고객에 집착하라 △결과에 주인의식을 가져라 △발명하고 단순화하라 △리더는 대부분 옳다 △항상 묻고 호기심을 가져라 △최고 인재만을 채용하고 육성하라 △최고의 기준을 고집하라 △크게 생각하라 △신속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라 △근검절약을 실천하라 △다른 사람의 신뢰를 얻어라 △깊게 파고들어라 △소신을 갖고 반대하거나 받아들여라 △구체적인 성과를 내라 등이 그것이다.

저자는 고객만족과 고객집착 사이에는 엄청난 간격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고객에게 집착한다면 적당한 수준에서의 만족이 아니라 혁신에 관한 한 중단 없는 전진을 요구하게 된다. 아마존에서는 “의존관계가 무너져서 실패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것은 곧바로 리더십의 실패다”는 원칙이 공유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구성원들은 “의존관계를 관리한다”는 개념을 깊이 공감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이를 위해 확실한 방법은 더욱 깊이 있는 질문을 더 많이 던지는 것이다. 아마존 정도의 기업이라면 비용 지출과 관련해서 초기 기업과는 많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실상은 정반대다. 아마존은 비용에 매우 민감하며 근검절약의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신중한 행보를 계속해 왔다. 이 같은 태도는 단순히 비용 절감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이 창업정신을 잊지 않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는 창업자 제프 베저스의 철학과 자세에 깊이 배어 있다. 그의 연봉은 8만1840달러로, 페이스북 인턴 직원 급여보다 고작 1만4000달러 많다.

책 속의 몇몇 문장은 아마존의 성공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1997년에도 그랬듯이 베저스는 지금도 아마존이 여전히 첫날이라고 믿으며 공룡 같은 존재가 된 지금도 일반적인 신생 스타트업이나 사용할 법한 비용절감의 자세로 회사를 경영한다.” 내부자 출신만이 쓸 수 있는 유용한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