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서울 -11.5도, 모스크바 -10.4도보다 더 추워
중부 낮 최고기온 -10도 안팎…서울 -9.5도·인천 -9.8도
'시베리아 동토'된 한반도… 서울·인천 2년만에 한파경보
23일 기습적인 한파가 찾아오면서 전국이 시베리아 동토(凍土) 못지않게 꽁꽁 얼어붙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는 종관 자동기상관측장비(ASOS) 기준 낮 최고기온은 서울 -9.5도, 인천 -9.8도, 경기 동두천 -8.9도, 파주 -11.1도 등이다.

◇ 서울 아침, 모스크바보다 추워…전국 한파특보
실제로 서울의 아침 6시 기온은 -11.5도로, 러시아 모스크바(-10.4도·협정세계시 기준 오전 6시)보다 1도 가까이 더 떨어졌고, 카자흐스탄 알마티(-12.3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낮 최고기온도 -10도 안팎까지 떨어졌다.

무인 자동기상관측망(AWS) 기준으로 강원 인제(향로봉)는 낮 최고기온이 -20.0도까지 내려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낮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국토 최남단인 제주 역시 곳곳에서 낮에도 영하권에 머물렀다.

강추위가 찾아오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표됐다.

서울·인천·경기 24개 도시를 비롯한 수도권과 대전, 세종, 강원, 충청 일대에는 오후 9시를 기해 한파경보가 발효된다.

특히, 서울과 인천은 2016년 1월 23일 이후 딱 2년 만에 처음으로 한파경보가 내려진다.

전국 곳곳에서 초속 4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체감온도도 곤두박질쳤다.

오후 4시 현재 체감온도는 서울 -17.0도, 수원 -15.4도, 이천 -15.9도, 대관령 -26.8도, 충주 -15.8도 등으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5도 아래로 떨어졌다.
'시베리아 동토'된 한반도… 서울·인천 2년만에 한파경보
◇ 북극발 한파에 찬 대륙고기압 한반도 갇혀

이번 추위는 중국 북부에서 확장하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에 따른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5㎞ 상공에 -40도에 가까운 찬 공기가 머물고 있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며칠간 우리나라는 남서쪽으로부터 비교적 온난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았다"면서 "이후 북서쪽에서 접근한 기압골이 22일 전국에 눈과 비를 뿌리고 우리나라를 통과한 뒤 찬 공기가 몰려왔다"고 설명했다.

음의 북극진동이 나타난 것도 기습 한파에 한몫 했다.

북극진동이란 북극 주변을 도는 강한 소용돌이(북극 소용돌이)가 수십일∼수십 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다.

음의 북극진동이 나타나면 소용돌이가 느슨해지면서 북극 지역으로부터 찬 공기가 남하한다.

게다가 대륙고기압이 빠져 나갈 통로가 막히면서 맹추위는 한동안 이어지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인근에 있는 대륙고기압을 오른쪽으로 흘러가지 못하도록 캄차카 반도 인근에 있는 고기압이 블로킹(저지)하고 있다"면서 "상층의 한기는 한동안 정체돼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4일 일부 산간 지역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21∼-7도, 낮 최고기온은 -12∼-1도로 예보됐다.

일요일인 28일까지도 곳곳에서 아침 수은주가 -10도 가까이 내려가겠다.
'시베리아 동토'된 한반도… 서울·인천 2년만에 한파경보
'시베리아 동토'된 한반도… 서울·인천 2년만에 한파경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