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는 매년 5월, 11월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미술품 경매행사가 열린다. 크리스티는 지난해 홍콩에서 아시아 근·현대 미술품을 팔아 2100억원의 낙찰총액을 기록했다. 서울옥션도 2008년 지점을 낸 이후 2500억원대 미술품을 거래했다. 금융허브 홍콩이 아시아의 ‘아트허브’로 급성장한 것은 미술품 거래에 붙는 세금이 거의 없기 때문. 비거주자가 그림을 팔 때만 거래세 0.5%를 물린다. 세계적인 경매회사들이 홍콩에서 앞다퉈 미술품 판매 마케팅을 펼치는 까닭이다.

홍콩 크리스티와 런던 필립스도 이번 주말 아시아 슈퍼리치 잡기에 나선다. 크리스티는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오는 24~25일 ‘아시아 20세기&동시대 미술’을 비롯해 보석, 와인, 시계 등 18개 경매행사를 잇달아 펼친다. ‘아시아 20세기&동시대 미술’ 경매에는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근·현대 작가 작품 500여 점이 출품된다. 경매 추정가만 26억2000만 홍콩달러(약 3700억원)에 달한다. 중국 근대미술 거장 자우키의 추상화가 추정가 8500만~1억2500만 홍콩달러(120억~210억원)에 나와 이번 경매 최고가에 도전한다. 한국 작가로는 박서보, 정상화, 윤형근의 단색화도 경매에 부쳐진다.

필립스는 26일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호텔에서 ‘20세기 및 동시대 미술&디자인 이브닝 세일’ 경매행사를 연다. 필립스는 작년 11월 홍콩에서 첫 현대 미술과 디자인 경매를 시작했다. 이번 경매에는 미국 작가 리처드 프린스의 대표작 ‘간호사 케티’를 추정가 3100만~4100만 홍콩달러(45억~59억원), 미국 팝아트 거장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도 추정가 450만~650만 홍콩달러 등에 나온다. 한국 작품으로는 이우환, 정상화, 김창열, 오수환 작품을 소개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