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 제5번 1악장
금관악기 중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호른과 트럼펫이다. 호른이 사냥을 위한 뿔피리 느낌이라면 강하고 밝고 화려한 트럼펫은 어쩐지 ‘군대용 악기’란 인상이 강하다.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 중 ‘개선행진곡’, 레스피기의 관현악 모음곡 ‘로마의 소나무’ 중 ‘아피아 가도의 소나무’에서도 압도적인 트럼펫으로 진군 장면을 묘사한다. 군대 기상나팔도 트럼펫을 경쾌하게 불어대는 것이다.

하지만 정반대 분위기로 들릴 때도 있다. 전몰자를 위한 애도용으로 트럼펫을 사용할 때 그렇다. 현충일을 맞아 말러의 ‘교향곡 제5번 1악장’ 개시부가 떠올랐다. 음울한 분위기의 트럼펫 팡파르로 장송 행진곡을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호국의 달 6월에는 구슬픈 트럼펫 사운드가 여러 번 내 귀를 스쳐 마음속으로 들어올 것 같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