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18일 오후 2시30분

정영채 대표(왼쪽) 김성환 부사장
정영채 대표(왼쪽) 김성환 부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부사장)가 올해 국내 투자은행(IB)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뽑혔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IB업계 최고 파워맨’으로 선정됐다. 2위는 작년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상장시킨 한국투자증권의 김성환 부사장이 차지했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marketinsight.hankyung.com)가 최근 국내외 증권회사, 연기금, 회계법인, 법무법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대표급 5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51명)의 23.5%(12명)가 정 대표를 IB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았다.

[마켓인사이트] "IB업계 영향력 1위는 정영채"
정 대표가 이끄는 NH투자증권은 작년 말 서울 여의도에 들어설 초대형 오피스 빌딩인 파크원(Parc1) 개발자금 2조1000억원을 주선하며 IPO나 회사채 발행 주관 등에 머무르던 국내 IB의 사업영역을 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국내 PEF 운용사인 글랜우드와 함께 인수한 동양매직을 SK네트웍스에 매각해 65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등 지난해 NH투자증권 전체 영업이익의 60%가량을 IB부문에서 벌어들였다.

NH투자증권은 부동산금융뿐 아니라 인수합병(M&A) 자문, 인수금융, 유상증자, IPO, 회사채 발행 주관 등 IB 전 분야에서 고른 실적을 낸 덕분에 ‘국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IB업체’ 1위(34.1%)로도 뽑혔다. IB업계 관계자는 “시장을 읽는 정확한 눈과 빠른 의사결정이 정영채 대표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을 맡은 김성환 부사장은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내며 단숨에 2위(5명·9.8%)로 치고 올라왔다. 김 부사장은 1년 전까지만 해도 순위권 밖이었다. 그가 맡고 있는 한투 IB그룹은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공모액 2조2496억원)와 두산밥캣(9008억원)의 IPO 대표 주관을 따내며 IPO시장을 휩쓸었다.

또 프랑스 노바티스 파리법인 사옥(4800억원), 미국 필라델피아 국세청 빌딩(약 4400억원) 등을 사들인 뒤 기관투자가에 재매각해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이 덕분에 “국내 증권사의 IB사업 무대를 해외로 확장시킨 인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IB와 함께 경영기획도 맡게 됐다. 한투는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가장 경쟁력 있는 IB업체 2위에 올랐다.

3위(4명·7.8%)에는 국내 PEF 운용업계의 선두 주자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가 나란히 선정됐다. 김 대표가 이끄는 MBK는 지난해 41억달러(약 4조8000억원) 규모의 4호 펀드를 조성, 운용자산(AUM)을 150억달러(약 17조5000억원)로 불렸다. MBK는 김 회장이 창업한 지 10여년 만에 아시아 최대 바이아웃(경영권 매매 전문) PEF 운용사로 성장했다. 넉넉한 ‘실탄’ 덕분에 MBK는 국내 PEF 중 유일하게 1조원이 넘는 매물을 동시에 인수할 수 있는 운용사로 꼽힌다. 작년에도 덩치가 큰 두산공작기계(1조1500억원)와 홍콩 보안 솔루션업체인 워프T&T(1조3956억원) 등을 손에 넣었다.

한앤컴퍼니는 동일 업종의 기업을 여러 개 인수한 뒤 통합하는 전략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PEF로 꼽힌다. 2012년 대한시멘트와 한남시멘트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양회를 1조5000억원에 사들이며 ‘시멘트 왕국’을 건설했다. 한앤컴퍼니는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현대시멘트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자기자본(6조7000억원) 기준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를 이끄는 박현주 회장은 5위(5.8%)에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을 8조원 이상으로 늘려 ‘초대형 IB’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55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의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과 회사채 발행시장의 최강자인 KB증권 김성현 IB총괄본부장도 박 회장과 함께 공동 5위에 올랐다.

기업인 중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일하게 순위권(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M&A 재무자문 및 IPO 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크레디트스위스(CS) 서울지점의 이천기 대표와 JP모간 서울지점의 박태진 지점장도 공동 8위에 뽑혔다. CS는 지난해 대우증권과 두산공작기계 매각자문을 맡았고, JP모간 서울지점은 라인(일본 증시 상장), 아쿠쉬네트(미국 증시 상장) 등 해외 IPO를 대표 주관했다.

■ 설문에 응한 IB전문가 (가나다순)

△강동호 KTB PE 전무 △곽대환 스틱인베스트먼트 전무 △구성원 태평양 변호사 △김광일 MBK파트너스 파트너 △김목홍 태평양 변호사 △김상태 미래에셋대우 부사장 △김성진 화우 변호사 △김성현 KB증권 부사장 △김영오 HMC투자증권 부장 △김재민 한앤컴퍼니 전무 △김정열 SK증권 IB부문장 △김종옥 신한금융투자 기업금융1본부장 △노태성 나이스신용평가 상무 △박대준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 △박윤수 한양증권 상무 △박재현 율촌 변호사 △박종길 한국투자증권 IB2본부장 △배영규 한국투자증권 IB1본부장 △서태용 세종 변호사 △신경섭 삼정회계법인 딜 어드바이저리부문 대표 △심재만 하나금융투자 상무 △오우석 전문건설공제조합 차장 △원준영 씨티그룹글로벌마켓 전무 △유현갑 케이스톤파트너스 대표 △이규화 광장 변호사 △이병주 리딩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 △이상민 건설근로자공제회 대체투자팀장 △이상호 군인공제회 이사 △이성훈 KL파트너스 변호사 △이제원 이베스트증권 상무 △이태현 지평 변호사 △정경호 바른 변호사 △정기환 한영회계법인 본부장 △정수형 비디에이파트너스서울 상무 △정영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 △정태영 대신증권 부사장 △정현찬 바른 변호사 △진봉준 우정사업본부 운용기획담당 △천현석 지방행정공제회 기업투자팀장 △최영수 유안타증권 IB사업부문 전무 △최창민 키움증권 전무 △한지훈 한국벤처투자 과장 △홍종성 딜로이트안진 재무자문본부장 △황성엽 신영증권 부사장 △황희연 큐캐피탈파트너스 전무 △국민연금, 김앤장, 우정사업본부, 크레디트스위스, 한국교직원공제회, 한국투자공사, HSBC, JP모간 등 12곳은 익명 요청

오상헌/좌동욱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