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티콘 시장의 질주…'문화 황금알'로 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이모티콘(모바일 스티커)이 문화 콘텐츠로 영역을 확장했다. 국내 최대 음악사인 로엔은 17일 자사 뮤직플랫폼 멜론의 모든 음악 콘텐츠에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 키패드’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앨범, 노래, 영상페이지 댓글창에서 프로도, 네오, 무지, 어피치 등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을 사용해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모티콘이 라이선싱을 통해 캐릭터 상품화된 사례는 많지만, 기존 플랫폼을 넘어 다른 플랫폼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최대 뮤직플랫폼 멜론과 인수업체인 카카오 간 시너지를 본격 예고하는 조치다.
17일부터 뮤직플랫폼 멜론의 음악 콘텐츠에 적용된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
17일부터 뮤직플랫폼 멜론의 음악 콘텐츠에 적용된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
◆음악의 느낌, 이모티콘으로 전달

멜론 관계자는 “음악이란 문화 콘텐츠에 대한 개인의 감정과 느낌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됐다”며 “문화(음악)와 아티스트, 팬 간에 소통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7일부터 뮤직플랫폼 멜론의 음악 콘텐츠에 적용된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
17일부터 뮤직플랫폼 멜론의 음악 콘텐츠에 적용된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
스마트폰 시대의 핵심 감정표현 수단인 이모티콘은 문자의 한계를 뛰어넘어 이미지로 개인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어 세대와 국경을 초월해 폭발적으로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5명 중 1명은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1000만명이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사용하고 월평균 발송 횟수는 20억건에 달했다. 관련 시장도 급성장했다. 이모티콘 상품은 4800여개로 5년 만에 800배 증가했다.

조사회사 마크로밀엠브레인이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하는 전국 만 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모티콘과 관련해 설문조사한 결과, 모바일 메신저 사용자의 64.9%가 이모티콘을 사용하면 대화가 재미있어진다는 데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의 절반 이상(52.4%)은 이모티콘을 사용한 대화가 대세라고 생각했다.

◆카카오프렌즈·라인프렌즈의 질주

이모티콘의 다양한 캐릭터는 생활용품과 의류, 문구류 등 다른 상품과 융합해 새로운 수익 창구로 떠오르고 있다. 어린이나 학생뿐만 아니라 구매력을 갖춘 성인까지 캐릭터 상품을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모티콘을 주된 사업으로 펼치는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가 급성장한 이유다.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카카오프렌즈가 포함된 기타사업 매출은 전체(약 3913억원)의 17%를 차지했다. 전년 3분기(6%)에 비해 11%포인트 증가했다. 카카오프렌즈 스토어 오프라인 매장 수는 국내에만 19개다. 카카오프렌즈는 문구와 잡화, 여행, 레저, 푸드 육아용품 등 1500여종의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라인프렌즈는 지난해 3분기 매출 비중이 전체(약 3743억원)의 10% 수준에 달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7.7% 증가하고, 누적 매출은 155.7% 늘었다. 라인프렌즈 매장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홍콩 등 11개 나라에서 운영 중이다. 매장당 하루평균 방문객 수는 6000여명이다.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인 브라운 인형은 누적 판매량이 20만개에 달한다.

유재혁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