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오페라 '후궁 탈출'
모차르트의 독일어 오페라 ‘후궁 탈출’은 하렘(이슬람 태수 후궁들의 거처)에 끌려간 ‘콘스탄체’란 기독교 세계의 여인이 탈출하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녀를 구하려다 붙잡힌 벨몬테는 이슬람 태수의 철천지원수의 아들임이 밝혀지지만 뜻밖에도 연인과 함께 풀려난다. 태수의 관용도 멋지고 이교도 지도자를 인격자로 묘사한 모차르트의 태도도 훌륭하다.

요즘처럼 국회 청문회에 관심이 높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아무리 증인이 국정농단 동조혐의자라 하더라도 호통과 조롱으로 일관하는 청문위원들의 태도는 보기 흉하다. 진실의 실체보다 국회의원들의 자기 홍보 쇼를 보는 느낌이어서야 되겠는가. 원수 아들의 인격을 지켜준 이슬람 태수만큼의 품위라도 있었으면 싶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