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수능일 아침 최저 기온, 90년대보다 4도 상승

대학수학능력시험일 날씨가 따뜻해졌다.

'입시 한파'는 옛말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수능일만 되면 추웠던 90년대와는 달리 2014년을 제외한 최근 10년간은 영하권의 큰 추위가 없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2006∼2015년) 청주의 수능일 아침 최저 기온은 평균 4.54도로 1993∼1999년(평균 0.07도)보다 약 4.47도 높게 나타났다.

한낮 최고기온도 90년대에는 평균 10.6도에 머물렀지만, 최근 10년 동안은 평균 13.9도로 약 3.3도 높았다.

1993년 첫 수능이 시행된 이래 가장 추웠던 수능일은 1997년 11월 19일로 청주의 수은주가 영하 4.7도까지 떨어졌다.

이듬해 수능일에도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3.6도를 기록했다.

반면, 2011년 수능일인 11월 10일에는 아침 최저 기온이 10.2도, 낮 최고기온은 17.5도를 기록해 가장 따뜻했다.

'따뜻해진 수능날'은 청주뿐만 아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전국적으로 비슷하다.

서울의 최근 10년 수능일 1일 평균 기온의 평균값은 8.5도로 1993∼1999년 평균값인 5.2도보다 3.3도 높았다.

기상청은 올해 수능시험일인 17일 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이 12∼18도까지 오르면서 평년보다 높아 한파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은 "수능시험이 기온 변화가 큰 환절기(11월)에 치러져 단정 짓기 어렵지만, 최근 기온이 오른 것은 온난화 영향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수능일 기온이 평년보다 높지만 아직도 '입시 한파'가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를 전문가들은 심리적 요인으로 꼽았다.

수능 출범 이전 학력고사 시절에는 시험이 12월에 치러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입시한파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이유 중 하나다.

199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3번의 수능날 중 최저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경우는(서울 기준) 5번뿐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시험 당일에는 불안감과 긴장감이 평소보다 크다"며 "심리적 위축감 때문에 실제 온도보다 낮게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logo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