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북 저수율은 예년보다 훨씬 높지만 한강수계는 60∼70% 수준 그쳐
충주댐 44% 불과해 방류량 3분의 2 감축, 보령댐도 35.4%…내년봄 가뭄 우려


가을 가뭄이 또다시 번질 조짐을 보이던 지난 추석 연휴 전국에 걸쳐 비가 내렸다.

혹심한 물 부족에 시달렸던 중부 지역에는 가뭄을 해갈하는 단비였지만 남부지역에는 '물 폭탄' 세례를 퍼부어 한바탕 물난리가 났다.

남부 지방 곳곳에 쏟아진 폭우로 피해가 잇따랐고, 낙동강 하류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올해 강우량이 곳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면서 물 사정도 지역별 차이가 확연하다.

영남지역은 예년 평균을 웃도는 저수율을 기록하는 반면 충주댐을 비롯한 충청권 댐들은 강우량 부족으로 저수율이 낮아 벌써 내년 봄 가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가 많이 오면 많이 오는대로, 적게 내리면 적은 대로 이래저래 강마다 물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다.

24일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등에 따르면 충주 다목적댐은 지난 13일 초당 방류량을 102t에서 36t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가뭄 위기 단계를 8월 23일 '관심' 단계로 조정해 실 수요량만 공급하다 9월부터는 화천댐과의 연계운영을 통해 방류량을 더 감축했다.

충주댐은 이달 하순 '주의' 단계로 격상이 불가피할 것을 예상됐으나 추석 '한가위 단비'가 내린 덕분에 시기가 늦춰졌다.

수자원공사 충주권관리단은 10월 중순쯤 가뭄 상황을 주의 단계로 격상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충주댐 저수율은 44%.1%로 예년(61.3%)의 71% 수준이다.

한강수계의 다른 댐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소양강댐과 횡성댐도 관심 단계다.

이들 댐의 저수율은 각각 63.7%와 59.0%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최악의 상황을 맞았던 충남 보령댐은 이미 지난 8월 21일부터 주의 단계에 들어간 상태다.

저수율 35.4%로 역시 예년(58.8%)에 크게 못 미친다.

반면, 최근 많은 비가 내린 낙동강 유역 다목적댐은 대체로 상황이 양호하다.

예년 대비 저수율 비중을 보면 김천부항댐은 161.5%, 남강댐 133.2%, 임하댐 117.9%, 군위댐 113.7%로 오히려 평년 저수량을 훨씬 웃돈다.

안동댐(90.4%)과 밀양댐(96.6%)도 예년과 비슷한 저수율을 기록 중이다.

이런 지역적 편차는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도 비슷하다.

경북(81%)과 경남(82%)의 저수율은 평년 대비 각각 106.6%, 112.3% 수준으로 용수 비축량이 여유 있지만, 다른 지역은 대부분 예년에 크게 못 미친다.

강원 저수율(71%)은 평년의 84.5%이며, 충북(57%), 전남(49%)은 예년의 70%를 약간 웃돌고 있다.

충남(38%)과 인천(49%), 경기(48%), 전북(46%)의 저수율은 예년의 60∼70%대 수준에 불과하다.

전국적으로는 저수지 평균 저수율이 56%로 평년(74%)의 75.7%에 그쳤다.

강수량 역시 지역별로 큰 차를 보인다.

올해 전국 누적 강수량은 지난 20일 기준 1천㎜로 평년(1천149㎜)의 87% 수준에 그쳤지만, 경북(982㎜)과 경남(1천281㎜)은 평년과 같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서울(776㎜)은 평년의 66%밖에 비가 내리지 않았고, 충남(835㎜)은 평년 강수량의 75%, 충북(917㎜), 전북(909㎜), 강원(954㎜)은 81∼82%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10∼11월에도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돼 내년 봄 물 수급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

정부는 국민안전처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수자원공사, 농어촌공사 등으로 구성된 합동 태스크포스(TF) 회의를 매주 가뭄 대비 상황을 점검한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한강유역을 비롯해 상당수 지역에서는 전반적으로 물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내년 봄 다시 가뭄이 닥칠 것에 대비해 다목적댐과 발전댐을 연계한 운영으로 용수 비축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