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조영남 기자 j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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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하 시인(24)은 지난 1월 제4회 한경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된 뒤 8개월여 동안 문예지 등에 25편의 시를 실었다. 당선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원고 청탁이 많아져서다. 시를 써도 혼자 보거나 동료 시인들과 돌려보던 등단 전에 비하면 큰 변화다. 시나리오 부문 당선자 황현진 씨(31)는 직접 쓴 시나리오로 영화사에 피칭(해당 시나리오로 영화를 제작하자는 제안)을 자주 하는데 당선 이후에는 영화사들이 자신의 작품을 자세히 보는 일이 많아졌다고 했다. 그는 “여러 작품의 영화화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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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당선은 신인 작가의 이름과 작품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된다. 이뿐만 아니라 작가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더 열심히 하도록 동기를 부여해 작가를 한 단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지난 1~4회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들은 “등단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앞으로 펼쳐질 지난한 창작의 길을 이겨낼 수 있도록 신춘문예 당선이 용기와 힘을 줬다”고 입을 모은다.

제4회 한경 신춘문예에서 《집 떠나 집》(은행나무)으로 장편소설 부문에 당선된 하유지 씨(33)도 마찬가지다. 하씨는 “소설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뒤 항상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는 것 같았다”며 “한경 신춘문예 당선으로 길을 밝혀주는 등대 하나를 만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막연히 쓰려고만 했다면 지금은 ‘언제까지 초고를 쓰자’거나 ‘오늘은 몇 시간 동안 글을 쓰자’는 등 계획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게 됐다”며 “신춘문예 당선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심과 함께 계획적으로 글을 쓰는 자세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목받는 신인 작가를 발굴해 온 한경 신춘문예가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올해도 시, 장편소설, 시나리오 등 세 부문에서 새로운 작가를 찾는다.

‘2017 한경 신춘문예’가 예년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응모자의 나이 제한을 없앴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한경 신춘문예는 젊은 작가지망생들의 도전 의지를 고취하고 청년 작가를 발굴하겠다는 뜻에서 나이를 만 39세로 제한했다. 올해부터는 등단하지 않은 신인 작가라면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문을 두드릴 수 있게 했다. 청년작가 발굴도 좋지만 등단 기회를 모두에게 열어달라는 지원자들의 요청이 많아서다. 20~30대 작가 지망생은 물론 직장인 주부 등으로 살면서 문학에서 또 다른 자아와 ‘제2의 삶’을 찾으려는 중년층, 은퇴 후 글로써 ‘인생 2막’을 펼치려는 시니어들도 응모할 수 있다.

당선작 상금(원고료)은 장편소설 부문이 3000만원, 시와 시나리오는 500만원씩이다. 장편소설은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1000장 안팎이며 10장가량의 줄거리 설명을 별도로 작성해 함께 내야 한다. 시는 5편 이상 제출하면 된다. 시나리오 원고 분량은 200자 원고지 기준 400장 안팎이며 별도의 시놉시스(10장)를 함께 내야 한다. 응모작은 잡지나 신문, 인터넷 등을 통해 발표했거나 대회에서 입상한 적이 없는 것이어야 하며 본인의 순수 창작물이어야 한다.

원고는 A4 용지로 출력해 우편물로 보내면 된다. 오는 12월5일 접수를 마감하며 이 날짜 우체국 소인이 찍힌 것까지 유효하다. 봉투 겉면에 ‘한경 신춘문예 응모작품’이라고 잘 보이도록 쓰고 작품 첫 장과 마지막 장에 응모 부문, 이름(필명일 경우 본명도 함께 기재), 주소, 전화번호,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을 표시해야 정식으로 접수된다. 다른 공모전에 같은 작품으로 투고해 중복 입상할 경우 당선이 취소될 수 있다. 제출된 원고는 원칙적으로 반환하지 않는다. 당선자와 당선작은 내년 1월1일자 한경 신년호를 통해 발표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