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 크고 강수량 평년과 비슷…날씨 수시 변화가 변수

"가을이 아니라 겨울이 온 느낌입니다.아침, 저녁으로는 춥습니다."

맹위를 떨치던 더위가 자취를 감춘 설악산 대청봉은 최저기온이 영상 7도까지 떨어지는 등 성큼 다가온 가을을 실감케 하고 있다.

30일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28일 밤 11시 30분께 중청대피소 주변 지역 기온이 올해 가을 들어 가장 낮은 영상 7.1도까지 떨어졌다.

중청대피소보다 높은 곳에 있는 설악산 정상 대청봉은 이보다 더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중청대피소 주변 지역 최저기온은 최근 며칠 영상 7도를 조금 넘는 상태이다.

낮 기온도 영상 10∼11도 정도로 긴 소매 옷을 입어야 할 정도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설악산은 가을준비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더불어 단풍산행을 손꼽아 기다리는 등산 애호가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설악산 단풍을 기다리고 있다.

올가을 설악산 단풍은 언제쯤 시작될까?
그리고 단풍상태는 어떨까?
기상청 예보로 전망한 올해 가을 설악산 단풍은 평년보다 조금 늦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단풍이 들려면 기온이 떨어져야 하는데 기상청의 3개월 기상예보는 9∼10월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기간 일교차가 큰 날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 데다가 강수량도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여 단풍 품질은 고울 것으로 보인다.

기상상태가 수시로 변하는 만큼 기대만큼 단풍이 고울 수 있을지는 날씨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

설악산 단풍은 통상적으로 이르면 9월 중순, 늦으면 9월 하순에 시작된다.

지난해는 9월 23일에 첫 단풍이 시작됐다.

첫 단풍은 산 전체로 보아 정상에서부터 20%가량 단풍이 들었을 때를 말한다.

따라서 해발 1천708m 대청봉 정상주변은 이보다 훨씬 먼저 나무에 물이 든다.

나뭇잎 색깔이 변하는 현상인 단풍은 기온이 떨어지면서 겨울준비에 들어가는 나무가 엽록소 생산을 중단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품질은 무엇보다 기상조건에 따라 좌우된다.

점차적인 기온하강과 큰 일교차, 적당한 습도, 충분한 일조량이 뒷받침되면 금상첨화다.

반면 급격한 기온하강을 비롯해 건조한 날씨나 강한 바람, 정도를 넘는 잦은 비는 고운 단풍의 적이다.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 단풍이 들기도 전에 나뭇잎이 지고 건조하거나 바람이 강하게 불면 잎이 말라버려 볼품이 없어진다.

홍성광 설악산사무소탐방시설과장은 "유례없는 불볕더위가 단풍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설악산 단풍은 올해도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단풍 성수기 설악산을 찾을 등산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설악산사무소는 설악산 단풍 진행 속도를 고려해 다음 달 중순이나 하순께 헬기를 이용한 대피소 물품 공수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mom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