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희대의 독재자 히틀러를 만든 책들
아돌프 히틀러는 엄청난 독서광이었다. 그가 56세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을 때 남긴 책이 1만6000여권에 달했다.

《히틀러의 비밀서재》는 히틀러가 열독한 것으로 알려진 책 10권을 들여다본다. 책들이 히틀러의 사고와 정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히틀러가 정치에 입문해 읽은 책은 《페르 귄트》다. 책 내용보다 이 책을 선물한 사람이 선배 정치인 디트리히 에카르트였다는 데 주목할 만하다. 에카르트는 히틀러에게 후원자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유대인을 혐오하던 에카르트는 히틀러의 반유대주의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의 사상을 정립시켰다.

메디슨 그랜트의 《위대한 인종의 쇠망》은 그의 반유대주의 사상에 기름을 부었다. 그랜트는 인류가 성취를 이룰 때마다 북유럽 인종이 있었으며 우수한 인종이 열등한 인종에 흡수돼 그 혈통이 서서히 희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랜트의 왜곡된 생각은 히틀러의 광적인 인종주의에 불을 지폈다. (티머시 W 라이백 지음, 박우정 옮김, 글항아리, 392쪽, 1만8000원)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