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라쿠텐 CEO가 직장에서 영어만 쓰게 한 까닭
일본 히로시마현 야마아이 마을에는 3대를 이어 쌀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 있었다. 이 쌀가게는 1990년대 후반부터 인건비 상승과 거래처의 납품가 인하 요청 등으로 경영상태가 악화됐다. 가게 주인은 어느 날 TV를 보던 중 라쿠텐 관련 뉴스를 접했다. 이후 라쿠텐 소속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에 쌀가게를 열었다. 대대손손 이어온 가업과 배양해온 전통기술 등을 소개하며 취급하는 쌀이 얼마나 특별한지 설명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쌀가게는 성장 가도를 달리게 됐다.

[책마을] 라쿠텐 CEO가 직장에서 영어만 쓰게 한 까닭
일본 최대 인터넷쇼핑몰 ‘라쿠텐 시장’의 창업자 미키타니 히로시(사진)는 라쿠텐 스타일에서 기존의 룰을 깨트리며 새로운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라쿠텐의 성공 방정식을 소개한다. ‘왜 룰을 깨야 하는지, 어떻게 룰을 깨는지, 룰을 깨는 것이 어떻게 개인과 비즈니스의 성공으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한다. 구체적 내용으로는 라쿠텐 성장의 원리, 글로벌 도전, 기업 인수합병, 성공 콘셉트, 스피드, 사내 영어 공용화 등이다.

쌀가게 사례는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라쿠텐 초기 성공담이다. 그가 이 내용을 사내외 강의에 자주 소개하는 이유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념인 ‘임파워먼트’ 즉 ‘공존공영을 위한 자립 지원과 철저한 권한이양’이 실현된 사례이기 때문이다.

라쿠텐은 기존 사업의 룰을 재검토한 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완전히 재설계했다. 인터넷쇼핑몰 라쿠텐은 출점자에게 점포 사이트를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기능을 제공했다. 각자의 목적에 맞춰 자기 방식대로 사이트를 편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방식은 모든 인터넷 쇼핑몰이 규격화된 방식으로 점포를 관리하던 당시로선 엄청난 혁신이었다.

경영 스타일은 업무를 몇 가지 프로세스로 나눠 관리하는 ‘프로세스 지향형’을 추구한다. 근간은 ‘라쿠텐주의 콘셉트’다. ‘항상 개선하고 항상 전진한다’ ‘철저한 프로의식’ ‘가정-실행-검증-구조화 프로세스’ ‘고객만족의 극대화’ ‘스피드’ 다섯 가지로 구성된다.

라쿠텐의 주요 상품 중 하나는 서비스다. ‘오모테나시(손님에 대한 극진한 환대, 대접)’라 불린다. 고객 서비스에 항상 진심을 담아 최선을 다하는 것, 즉 서비스에 자신의 열과 성을 다 바친다는 뜻이다. ‘라쿠텐은 어떤 회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저자의 답은 ‘오모테나시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속도는 라쿠텐 문화의 중심축이다. 어떻게 스피드를 유지할 수 있을까. 저자가 찾은 답은 ‘큰 조직에서 나타나기 쉬운 둔한 움직임을 배제하면서 끊임없이 스피드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는 모든 실패를 사전에 막으며 일을 진행하기보다 사안을 신속히 진행하며 실패했을 때 바로 수정해가는 방식이 훨씬 낫다고 강조한다.

라쿠텐은 2010년 사원들에게 ‘영어를 사내 공용어로 삼겠다’고 고지하고 실행했다. 이런 조치를 구성원 모두가 환영했을 리 없다. 하지만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기존의 룰을 깰 필요가 있었다.

저자는 경영자로 인생을 사는 동안 회사의 성공이나 국가 산업의 발전보다 더 큰 사명이 있다고 말한다. “인류의 일원으로 성공하는 것이 내 인생의 중요한 목표다. 세상을 진화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일으키며 나아가야 한다.”

강경태 < 한국CEO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