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비도르, 오르간 교향곡 '토카타'
파이프 오르간은 하나의 거대한 건축물이다. 그 크기답게 음량도 엄청날 뿐 아니라, 스톱이란 장치를 이용해 천변만화(千變萬化·천만 가지로 변화)하는 소리를 얻을 수 있다. 오르가니스트는 발밑에 설치된 건반을 위해 두 발도 자유자재로 사용해야 한다. 그렇기에 한 사람이 연주하는 파이프 오르간이 오케스트라에 비유되는 것이리라.

19세기 후반의 프랑스 오르가니스트 샤를 마리 비도르의 작품이 좋은 예다. 그는 1872~1900년 10곡의 다악장 오르간곡을 작곡하고, ‘오르간 교향곡’이라 불렀다. 이 악기의 모든 기능적 가능성을 펼쳐낸 역작들인데, 그 백미가 제5번의 마지막 악장인 ‘토카타’다. 마치 폭포수 혹은 분수가 쏟아지듯 거대한 우주적 음향이 펼쳐진다. 한여름 무더위를 이겨낼 만한 소리로도 손색이 없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