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인간의 욕망 한조각이 트렌드를 만든다
서핑광인 닉 우드먼은 자신이 파도를 탈 때의 모습을 남기고 싶었다. 35㎜ 방수 카메라에 고무줄을 매달아 서핑하는 동안 생동감 넘치는 영상을 담아냈다. 그는 액션카메라업체 고프로를 창업했다. 고프로는 가볍고 내구성이 좋은 카메라로 패러글라이딩, 암벽등반 등 익스트림스포츠 마니아 사이에 빠르게 퍼졌다. 고프로 매출은 2005년 35만달러에서 2012년 5억달러로 급성장했다.

소비자는 콘텐츠가 아니라 맥락(context)을 구입하려 한다. 주어진 대상 외에 함께 제시된 모든 정보를 원하는 것이다. 맥락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인 ‘컨텍수머(contexumer)’란 신조어가 탄생한 이유다.

《마이크로 트렌드 심리학》은 소수의 취향이 다수의 마음을 사로잡아 트렌드로 떠오르는 시점을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를 기반으로 살펴본다. 저자는 12가지 심리분석을 토대로 트렌드를 관통하는 욕구를 밝혀낸다. 가령 1인 동영상 제작자를 모은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사업이 급성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추종하고 모방할 수 있는 스타를 찾으려는 사람들의 심리 때문으로 분석한다. 개인들의 일대기와 사회적 사건을 연결해주는 ‘유어 스토리’ 서비스가 뜨는 것은 좋은 기억을 남기기 위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