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살쪘냐는 물음엔 '사랑해'라고 답하라
“나 요즘 살쪘지?”

여자들이 남자친구에게 흔히 묻는 말이다. 겉으론 뚱뚱해졌다고 걱정하는 것으로 들린다. 하지만 속마음은 조금 다르다. 사랑이 식었는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비록 살이 쪘어도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렇게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여자는 생각한다. 권혁웅 시인은 이런 질문에는 “사랑한다고 답해보자”고 제안한다. 속마음을 알아채고, 따뜻한 말 한마디와 함께 안아주자는 얘기다.

권 시인은 《외롭지 않은 말》에서 상투어, 유행어, 신조어 등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77개 관용어의 겉뜻, 속뜻을 소개한다. 말에 숨겨진 의미를 이해하며 서로의 마음을 보듬자는 뜻에서다.

“정말 미안하다”는 말의 겉뜻은 ‘잘못했다는 사과’다. 하지만 이제 상대방이 화를 그만 내주길 바라는 의미의 ‘그만해 달라’는 부탁이기도 하다. 저자는 “관용어에는 교감과 공감이 있어야 제 역할을 한다”며 “모두가 함께 이를 익히노라면 더는 혼자가 아니다”고 강조한다.(권혁웅 지음, 김수옥 그림, 마음산책, 268쪽, 1만3000원)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