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씨족 소왕국' 토루
계단식 밭 한가운데 웬 원형 경기장? 중국 푸젠성 융딩 지역의 토루(土樓)다. 15~20세기에 흙으로 지은 집단주택으로, 4~5층의 건물 중 아래 2~3층은 창이 없고 흙벽의 두께가 1m를 넘는다. 불편해 보이지만 최대 800명까지 수용할 수 있고 우물, 욕실, 학당 등도 갖추고 있다. 하나의 씨족 전체가 토루에 살면서 마을 기능을 해 ‘씨족 소왕국’이라고도 불렸다. 200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방어를 위해 지었지만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