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도서관 지하 1층 보존서고에서 한 이용자가 1940년대 인천에서 발간된 일간지를 열람하고 있다. 박상익 기자
인천 미추홀도서관 지하 1층 보존서고에서 한 이용자가 1940년대 인천에서 발간된 일간지를 열람하고 있다. 박상익 기자
“해마다 엄동이 닥치면 가장 큰 걱정은 연료난이다. 서울 인천의 오는 겨울의 방한은 어떻게 되나. 이 문제는 겨울을 앞두고 경인간 수백만 주민의 큰 관심을 끄는 중대문제다.”

이 글은 1945년 10월7일 창간한 경인지역 일간지 대중일보 창간호에 실린 기사 첫머리다. 각지에서 채굴한 석탄을 미군 선박으로 옮겨 연료난을 해결하기로 했다는 뉴스는 당시 물자 수급이 원활하지 않던 수도권에 중요한 소식이었다. 70년도 더 지난 시절의 신문 대중일보를 인천 미추홀도서관에선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1921년 이 도서관이 인천부립도서관으로 문을 열어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녔기에 가능한 일이다. 인천부립도서관은 인천시립도서관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인천의 옛 이름을 살려 미추홀도서관으로 개명했다.

20만권을 보관할 수 있는 지하 1층 보존서고에 들어서면 옛날 책 냄새가 물씬 풍긴다. 이곳은 세월이 지나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항온·항습 기능을 완비했다. 대중일보, 인천공보 등 해방 직후부터 6·25전쟁 직후까지 발간된 각종 고서와 신문자료 5000여점을 보관하고 있다. 조선시대 각 지역의 환경·역사적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제작된 인천부읍지, 1950년대 인천 풍경과 주민 모습을 생생히 담은 ‘인천 석금’ 같은 향토 자료 3300여권도 있다. 사서에게 미리 신청하면 보존서고에서 실물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서관 웹사이트 전자도서관에서도 열람이 가능하다.

미추홀도서관은 인천지역 대표도서관답게 주민 독서율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도서관 회원으로 가입하면 도서관 1층 현관과 인천지하철 예술회관역에 마련된 공간에서 책을 빌리거나 반납할 수 있는 ‘책마중’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길주 미추홀도서관장은 “지난해 대출 5014권, 반납 8154권의 실적을 기록했다”며 “도서관을 찾기 힘든 직장인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도서관 1층의 전시 공간인 ‘미추홀 터’는 오는 16일까지 ‘도서관이 안내하는 세계명화 여행’을 주제로 모네, 밀레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도서관은 인천시 가치 재창조사업의 일환으로 다음달부터 향토자료를 활용한 특별전을 연다. 이 관장은 “인천시가 지난해 유네스코에서 책의 수도로 선정돼 대표 도서관으로서 각종 사업을 담당했다”며 “관련 사업이 끝나는 다음달 이후에도 시민의 독서 진흥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